순금 1돈 가격이 100만원을 넘나들자 식용 금을 입힌 식품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호텔 케이크 등 디저트는 물론 떡, 건강기능식품에 이르기까지 금박을 활용한 제품이 잇달아 나오며 고가 선물 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금을 직접 사기엔 부담스러워진 데다 금의 희소성이 커지자 비교적 가볍게 금을 소비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값 급등과 맞물려 고가 선물 시장에서 금박을 입힌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정관장이 선보인 ‘황진단 천 노블라인’이 있다. 환 형태 제품에 금박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선물로 인식되면서 꾸준히 판매가 늘었다. 황진단 천 노블라인의 올해 1~2월 매출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6000만원)보다 증가했다. 2024년 같은 기간(9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24% 급증했다.
식품업계 전반에서 금을 활용한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8월 선보인 ‘스팸 골드바 에디션’은 1000개 한정으로 판매했는데 하루 만에 모두 팔려 화제가 됐다. 일부 제품에 순금 1돈을 받을 수 있는 ‘골든 티켓’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호텔업계에서는 파크 하얏트 서울이 지난해 말 금박 장식을 적용한 페스티브 케이크를 선보였다. 호텔 케이크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마케팅이다.
외식업계에선 청년떡집이 지난달 식용 금박을 올린 ‘황금떡 세트’를 선보였다. 개인은 물론 기업·단체 선물 수요를 겨냥했다.
금값 급등이 희소성과 고급스러움을 부각해 고가 선물 마케팅 활용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바를 사기는 부담스럽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금박을 입힌 제품을 중심으로 선물용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불황기에 값싼 사치품인 립스틱 판매가 느는 ‘립스틱 효과’가 변형된 형태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과시형 소비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시장 기준 순금 1돈 가격은 살 때 105만8000원, 팔 때 86만3000원 정도다. 지난해 50만원대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