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경선 후보로 등록하고 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을 상대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구성 등을 요구하며 그간 후보 등록을 미뤄왔다. 이날 국민의힘은 김두겸 울산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등 현역 단체장 공천을 확정했다. 부산시장 후보는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감과 선당후사 정신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동혁 대표와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현재 국민의힘에 불리한 지지율 상황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면서 “최전방 사령관의 마음으로 전장에 나서 서울에서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서 두 차례 국민의힘 시장 후보 등록 절차에 불응했고, 전날까지도 출마를 요청하는 당 지도부에 맞서 혁신 선대위,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결국 오 시장 불출마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고, 이날 오후 강남을 지역구의 박수민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0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 면접을 한 뒤 공천을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반갑고 환영할 결단”이라며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오 시장의 고민과 책임감이 담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울산 김두겸 시장과 강원 김진태 지사를 비롯해 경남 박완수 지사의 공천을 확정했다. 부산시장 후보는 박형준 현 시장과 주진우 의원 간 경선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최근 빚어진 컷오프 논란을 잠재웠다. 부산에선 초선인 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 전재수 의원의 대항마로 부각되자 주 의원 단수 공천설이 불거졌고, 박 시장이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를 조속히 결정한 뒤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해 불리한 구도의 반전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중도층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지방선거를 둘러싼 남은 내부 갈등을 수습하는 게 과제로 지목된다. 대구시장 자리에 여러 현역 다선 의원이 몰린 가운데 ‘중진 컷오프’가 거론되자 주호영 의원 등이 반발하는 등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오 시장은 “위기 때마다 쇄신 DNA가 우리 당에선 보이지 않는다”며 “비대위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일/이슬기/김영리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