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강남권과 한강 인접 지역의 공동주택(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공시가격이 20% 넘게 뛰었다. 강남권 아파트 단지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최대 5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 대출 규제 등을 예고한 데다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 고가 주택 보유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한 전국 공동주택(1585만 가구) 공시가격이 9.16% 올랐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해(3.65%)보다 세 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는 2024년 상승(1.52%) 전환한 뒤 3년째 오름세다. 공시가는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개 행정제도의 평가 기준이 되는 핵심 지표다.
서울이 18.67% 올라 지난해 상승률(7.86%)과 올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시세 반영률(현실화율)은 69%로 변동이 없지만, 거래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가 24.7% 올랐다. 마포·광진·양천구 등 한강에 인접한 8개 자치구는 평균 23.13% 급등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성동구가 올해 29.04% 뛰어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가구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공시가 12억원 초과)은 지난해(31만7998가구)보다 16만9364가구 불어난 48만7362가구다. 전체 공동주택의 3.07%에 달한다. 공시가가 평균 24.7% 뛴 강남 3구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단지에 따라 30~50% 늘어난다.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를 소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1829만원에서 올해 2855만원으로 56.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 보유세는 지난해 582만원에서 올해 859만원으로 4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공시가 18.7% 올라…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
서울 종부세 가구, 전체의 15%서울 강남권과 이른바 ‘한강 벨트’로 불리는 주요 자치구의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올해 보유세 부담이 작년보다 30~5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남 3구와 용산구 성동구 강동구 등 주요 지역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20%를 웃돌기 때문이다. 공시가가 30억~40억원에 달하는 고가 단지는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세 부담 상한(150%)까지 늘어날 수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이 검토되고 있어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1주택자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 현실화율 동결에도…서울 18.67% 급등17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공시가격은 평균 9.16% 올랐다. 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평균 17.2% 오른 후 4년 만의 최대치다.
공시가격은 2023년 현실화 계획 폐지에 따라 전년 대비 18.63% 하락했지만 2024년 1.52%, 지난해 3.6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8.67%에 달하는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 상승을 이끌었다. 서울은 주택 공시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2007년(28.40%), 2021년(19.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은 2023년부터 69%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세 자체가 급등한 영향이다.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구(26.05%)와 송파구(25.49%), 서초구(22.07%) 등 강남 3구의 상승률이 24.7%에 달했다. 성동구(29.04%)와 양천구(24.08%), 용산구(23.63%), 동작구(22.94%), 강동구(22.58%), 광진구(22.20%), 마포구(21.36%) 등 한강 벨트도 평균 23.13% 상승했다.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온도 차가 컸다. 경기는 올해 6.38% 상승했지만, 인천은 0.10% 하락했다. 지방의 경우 세종(6.29%), 울산(5.22%), 부산(1.14%)은 올랐지만 광주(-1.25%), 대전(-1.12%), 대구(-0.76%)는 1년 전보다 내려갔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3.37%에 그쳤다. ◇ 원베일리 보유세 56%↑…세 부담 늘어올해 서울 주요 지역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보유자의 세 부담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가 자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면적 111㎡는 올해 공시가격이 47억2600만원으로 전년보다 36.0% 올라 추정 보유세가 2919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세금이 작년(1858만원)보다 57.1% 오른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보유세는 1829만원에서 2855만원으로 56.1%(1026만원) 늘어난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13억1600만원에서 17억2300만원으로 올라 세금이 52.1%(289만원→439만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 단지에서는 세 부담 상한(150%)을 넘어서는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부담 상한제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에만 적용돼 지방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 등을 합치면 실제 상승률이 50%를 초과할 수 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주택도 지난해 31만7998가구에서 올해 48만7362가구로 53.26% 늘어난다. 서울 전체 공동주택의 15.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주택자는 9억원 이상 주택부터 종부세가 부과돼 실제 종부세 납부 대상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고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도 커진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의뢰해 2026년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다주택자 보유세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를 보유한 2주택자라면 보유세 합계가 4284만원으로 전년(3183만원)보다 34.6% 늘어난다.
세금 부담으로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오는 7월 발표할 예정인 세제 개편안을 통해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등 세금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유정/유오상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