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치 쟁여놓을래"…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개미 몰린 곳

입력 2026-03-17 16:37
수정 2026-03-17 17:05

미국 우주항공산업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우주 항공주에 분산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있는 까닭에서다.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우주항공 출시17일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KODEX 미국우주항공’을 상장했다고 밝혔다. 로켓 발사체, 위성 인터넷·이미지 분석, 우주방위, 첨단소재·부품 등 글로벌 우주항공산업 기업 20여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로켓랩(17.38%) AST스페이스모바일(15.48%), 인튜이티브머신즈(9.49%), 크라토스디펜스(6.1%), 플래닛랩스(5.26%) 등을 담고 있다.

국내 증시에 글로벌 우주항공산업 ETF가 출시된 건 작년 11월 하나자산운용이 내놓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이후 두번째다. 이 ETF는 로켓랩(16.17%), 조비 애비에이션(12.11%), 제너럴에어로스페이스(10%), AST스페이스모바일(9.79%) 등 13개 종목에 투자한다.

이들 ETF는 단기적으로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모멘텀을, 중장기적으론 글로벌 민간 우주 산업 성장세를 투자 포인트로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이르면 오는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스페이스X IPO가 글로벌 우주산업 가치 재평가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KODEX 미국우주항공은 개인 매수세가 305억원 순유입됐다. 같은날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13억원이 순유출됐다. UAM 투자 여부·스페이스X 최대 비중 등 차이두 ETF는 7개 종목이 겹친다. 각각 로켓랩의 비중이 가장 높다. 로켓랩은 미국 내에서 스페이스X에 이어 매년 가장 많은 로켓을 발사하는 민간 기업이다. 중형 재사용 로켓 ‘뉴트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위성통신기업 AST스페이스모바일도 두 ETF가 각각 비중 상위 5위권 안에 두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 등 기성 방산기업에도 투자한다.

두 ETF간 차이는 크게 세 가지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인공지능(AI) 방산기업에도 투자한다. 조비애비에이션을 전체의 12.11%만큼 편입해 ETF 구성 13개 종목 중 두번째로 많이 담고 있다. AI 기업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는 8.74%, UAM 기업 아처애비에이션은 6.61%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글로벌 기업공개(IPO) ‘대어’인 스페이스X 최대 편입 여력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은 신규 상장 종목을 최대 25%까지 특별 편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신규 상장 기업이 시장에 나오면 빨리 비중을 확대해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비해 1Q 미국우주항공테크가 추종하는 Akros 미국우주항공테크 지수는 설계상 개별 종목을 최대 16%까지 편입할 수 있다.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해 ‘스페이스X 간접투자주’로 통하는 통신기업 에코스타 편입 비중도 다르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에코스타 비중이 2%로 구성종목 중 가장 적다. KODEX 미국우주항공의 에코스타 편입 비중은 5.06%로 전체 구성종목 중 여섯번째로 비중이 크다.

에코스타는 작년 하반기 스페이스X에 주파수 사용권을 매각한 대가로 당시 기준 총 111억달러에 상당하는 스페이스X 주식을 받았다. 월가는 에코스타가 스페이스X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최대 비중 무작정 믿진 마세요” 조언도다만 각 사의 ‘스페이스X 최대 편입’ 공언을 곧이곧대로 기대하긴 어렵다는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글로벌 증시가 가장 주목하는 IPO 기업 중 하나인만큼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약 1조7500억달러 기업 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IPO 직후 미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들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 지수 등 우량주 지수 조기 편입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상장주가 나스닥100, S&P5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중심으로 주식 수요가 확 오르게 된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신주 발행 예상 규모는 500억달러 수준인데 패시브 펀드가 3100억달러를 매수해야 한다”며 “신규 상장 물량의 6배 수준으로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시브 펀드에 앞서 액티브 펀드와 개인 매수세가 1차 품절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투자자의 180일 보호예수(록업)를 고려하면 주식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 설계상으로는 최대 15~25%를 담을 수 있더라도 실제 그만큼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구하려 하는 한정판 물건에 대해 ‘출시하면 곧바로 최대치를 쟁여놓겠다’고 공언하는 격”이라며 “이론상으로는 최대 비중을 담을 수 있지만, 현실은 ‘품절’에 막힐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