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벽 타고 용접까지”…엔비디아 GTC에 등장한 한국 로봇

입력 2026-03-17 14:30
수정 2026-03-17 14:33

미국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서 한국 로봇 스타트업을 ‘피지컬 AI’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피지컬 AI 스타트업 디든로보틱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2026에서 자사 로봇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 영상에 등장했다고 밝혔다.

GTC는 전 세계 190개국에서 약 3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콘퍼런스다. 올해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CEO는 생성형 AI 이후의 차세대 성장 분야로 피지컬 AI를 핵심 주제로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키노트 영상에는 디든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디든 스파이더(DIDEN Spider)’가 철제 벽면을 오르내리며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엔비디아는 해당 장면을 소개하며 피지컬 AI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사례 중 하나로 디든로보틱스를 언급했다.

디든 스파이더는 철제 구조물의 수직 벽면이나 천장에서도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이다. 이를 통해 용접, 검사, 정비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주로 고정형 설비 형태여서 작업 반경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디든 스파이더는 이동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조선소 블록 내부, 교량, 플랜트 등 대형 철제 구조물 환경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작업 환경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로봇은 이미 국내 주요 조선사에 납품돼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추가 공급 계약도 진행 중이다. 연구 단계가 아닌 상용 매출이 발생하는 산업로봇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디든로보틱스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출신 연구자 4명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하는 ‘풀스택 로봇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구동기, 전장부, 기구부 등 로봇 하드웨어 설계는 물론 보행 제어 알고리즘, 비전 AI,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내재화한 것이 특징이다.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사족보행 로봇인 디든 스파이더 외에도 풀바디 산업용 로봇 디든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형태의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조선·플랜트뿐 아니라 건설, 인프라 점검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준하 디든로보틱스 대표는 “GTC 키노트에서 디든 스파이더가 소개된 것은 디든의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한다는 점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고도화해 로봇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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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