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수술로 딸 몸을 차지한 엄마, '괴랄'한 임성한 월드 '닥터신' [리뷰+]

입력 2026-03-17 10:59
수정 2026-03-17 11:00


시간도 흘렀고 이름도 바꿨지만, 임성한 작가의 세계관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TV조선 주말드라마 '닥터신'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를 둘러싼 로맨스와 서스펜스를 내세웠다. '피비'로 작가명을 바꾼 임성한 작가의 첫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다.

임성한 작가는 MBC '보고 또 보고', '왕꽃 선녀님', SBS '신기생뎐', '하늘이시여'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지만, MBC '오로라 공주'의 "암세포도 생명이다"와 같은 공감하기 힘든 대사와 세계관을 내세워 '막장'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각종 논란에 '절필'을 선언했던 임성한 작가는 이후 피비라는 이름으로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와 '아씨 두리안'에 이어 '닥터신'까지 집필해왔다. 그동안 파격과 막장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왔던 임성한 작가였지만, '닥터신'에서는 "괴랄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단 2회 방송 만에 반감이 쌓여가고 있다.

첫 방송에서는 천재 의사 신주신(정이찬 분)이 톱배우 모모(백서라 분)에게 반해 결혼하자며 매달리고, 2회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사고로 뇌 손상을 입은 딸 모모를 위해 엄마 현란희(송지인 분)가 "내 뇌를 이식하라"는 제안을 신주신에게 한다. 이후 모모의 몸으로 깨어난 현란희가 본래 자신의 몸을 보고 그로테스크한 표정을 짓는 엔딩은 섬뜩함을 더했다.



특히 수술에 앞서 현란희는 자신과 13살 차이인 신주신과 딸 모모의 관계를 반대했지만, 이후 신주신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혼자 야릇한 상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현란희가 신주신이 사랑했던 딸의 몸을 갖게 되면서 "엄마가 딸의 인생을 탐해 뇌 수술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모모가 신주신에게 애정을 드러내고 두 사람의 관계가 다시 로맨스로 이어진다면 인륜과 천륜을 넘어선 '막장' 전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기에 맞춤법까지 틀린 자막까지 등장하면서 '밤티(못생겼다는 뜻의 신조어) 드라마'라는 반응도 있다. "간절스러웠어요", "보구싶었어요" 같은 인물의 속마음이 선명한 자막으로 박혀 나오는 연출은 파격을 넘어 기괴하다는 것. '간절스럽다'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임성한 식 표현이며, '보구싶었어요'의 올바른 표기는 '보고 싶었어요'다.

'닥터신'은 동시기에 공개된 작품 중 가장 큰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설정과 연출까지 이어지면서 반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1%대의 낮은 시청률이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