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차 직장인 사표 던지자 월급 2배…비결은 ‘AI 강아지’

입력 2026-03-17 07:43
수정 2026-03-17 08:01


스마트폰을 넘기다 보면 한 번쯤 멈추게 된다. 꼬리를 살랑이며 사람처럼 말을 거는 강아지나 고양이 영상 앞이다. 처음엔 “세상 참 좋아졌네” 싶어 보다가, 두 번째엔 나도 모르게 중독되고, 세 번째엔 어느덧 AI 펫의 팬이 되어버린다. 15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보리와냥이’도 그중 하나다. 흔한 AI 콘텐츠 같지만, 이 채널은 떴다 하면 조회수가 수십만 회를 훌쩍 넘긴다.

“인생에 쉬운 길은 없나요?”
“기자님, 그런 건 없어요. 내가 강해지는 길만 있을 뿐.”

하얀 솜뭉치 같은 AI 강아지 ‘보리’가 마이크를 앞에 두고 시크하게 던진 이 한마디에 10만 구독자가 무릎을 쳤다. 인생의 철학을 묻는 질문엔 묵직한 답변을, 돈 걱정하는 질문엔 “돈은 잘 지내니까 기자님 걱정이나 하세요”라며 팩트 폭격을 날리는 이 강아지의 촌철살인은 이제 대중의 사랑을 넘어 정부 부처와 대기업의 광고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평범한 직장인들이 ‘AI 펫’을 내세워 수익화에 성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알고리즘을 장악한 이 콘텐츠들은 AI로 생성된 귀여운 동물들이 사람처럼 옷을 입고 대화하며 시선을 끈다. 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정서불안 김햄찌’나 10만 구독자의 ‘보리와냥이’가 대표적이다. 흔한 AI 콘텐츠 같아 보이지만, 게시물 하나당 조회수가 수천만 회를 기록하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다.

그 파급력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비즈니스로 직결된다. 대기업 광고는 물론 정부 부처의 캠페인 협업 요청까지 줄을 이으며 ‘AI 펫플루언서’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 중이다. ‘보리와냥이’ 채널을 운영하는 굿모먼트 이소라 대표(35)는 “막연한 가능성만 보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반인과 기업, 정부를 대상으로 한 교육 요청과 광고 사업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캐릭터 IP 제작과 콘텐츠 수익화의 무한한 확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소라 대표가 AI 콘텐츠에 뛰어든 건 거창한 기술적 호기심보다 ‘생존’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었다. 직장은 울타리가 아니라 정거장일 뿐이라는 위기감에 300만원을 들여 부동산 경매 강의도 들었지만, 2억원이 넘는 자본금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그때 그녀가 발견한 것이 바로 제미나이 구독료 정도의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월세’였다. 이 대표는 “(온라인 도구에) 많이 써봐야 10만원”이라며 “망해도 리스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8년간 근무한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한 결과는 놀라웠다. 사업을 본격화한 지 3개월 차, 직장인 시절 월급의 두 배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조율 가능한 시간. 무엇보다 해외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노마드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AI 쇼크’로 일자리 공포를 느끼는 이들에게 “지금이 외려 AI 콘텐츠 제작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강조한다. 누군가는 AI 쇼크에 대응하고 누군가는 미루겠지만, 몇 년 뒤 그 차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AI를 두려워하기보다 ‘든든한 어시스턴트’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닌 ‘빠른 실행력’이다. 그는 듀오링고로 실생활 프롬프트(영어)를 익히고, 1~2주마다 업그레이드되는 AI 커뮤니티를 뒤지며 독학으로 길을 찾았다.

이 대표는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 오기 때문에 AI 흐름에 올라타서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AI를 두려워하고 나중에 하겠다며 미룰 것인지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지금 당장 다양한 AI 툴을 사용하길 권장했다. 또, 하루에 1개 콘텐츠 업로드를 목표로 완벽보다는 ‘빠른 실행’을 추천했다. 그는 “완성도의 시대가 아니라 속도의 시대”라며 “망설이는 순간 이미 많은 콘텐츠들이 양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이 대표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한다. 이미 호주와 일본 등 해외에서도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녀는 보리와냥이를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뽀로로’와 같은 대한민국 대표 AI 펫 캐릭터 IP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캐릭터 소유권 출원과 굿즈 사업화, 교육 파이프라인 구축은 그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다음은 직장인에서 AI 수익화에 성공한 굿모먼트 이소라 대표와의 일문일답.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AI 캐릭터 콘텐츠 ‘보리와냥이’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굿모먼트 대표 라라입니다. 8년간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다가, 가족들과 함께 AI 콘텐츠를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취미였으나 예상보다 반응이 빠르게 오기 시작했고, ‘이건 그냥 콘텐츠가 아니라 기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AI를 활용한 캐릭터 IP 제작, 콘텐츠 수익화, 교육까지 확장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상에 작은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고 기업, 개인의 브랜드가 더 넓은 세상과 자유롭게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보리와냥이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가족들이 강아지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강아지를 많이 키웠습니다. 지금은 강아지 책임 양육을 할 수 없는 환경이라 ‘AI로 나만의 강아지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최근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버려지는 강아지도 그만큼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책임 양육이 어려워 유튜브에 저만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하하).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나 많이 고민하는데, 요소들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저는 강아지와 고양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보리와냥이’는 AI 특유의 ‘불쾌한 골짜기’에서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AI 한계로 강아지 ‘보리’의 발음이 꼬여 ‘냥이’를 ‘냉이’라고 불러도, “보리가 아직 어려서 발음이 서툰 것”이라는 서사로 승화시킨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보리와냥이를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작자의 진심은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보리와냥이의 일관된 세계관과 캐릭터의 성격, 반복되는 감정선을 통해 실제 존재하는 반려동물처럼 스토리를 이어가는 게 이 채널의 차별화 포인트인 것 같아요.

-AI 동물 콘텐츠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습니다. 굿모먼트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모방의 시대입니다. 비슷한 콘텐츠나 제품 등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굿모먼트는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면서도 감정과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단순 콘텐츠가 아닌 ‘IP 자산’으로 연결하려고 합니다. 영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익화 구조까지 연결된 IP로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굿모먼트만의 경쟁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는 많으나, 이것을 사업화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채널이 커지는 경우 소속사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AI가 있는 한 이제는 개인도 캐릭터를 자산화할 수 있다는 표본이 되고 싶습니다. ‘보리와냥이’를 대한민국 대표 반려동물 IP로 만들어 나중에는 해외로 캐릭터 IP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보리와냥이’는 어떻게 수익화에 성공했나요.

단순한 조회수가 아니라 ‘팬이 머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리와냥이는 동일한 캐릭터, 일관된 감정선, 공감되는 상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서적으로 연결되도록 콘텐츠를 짜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 캐릭터를 계속 보고 싶다’는 감정입니다. 단순 구독자는 쉽게 이탈하지만, 팬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게 됩니다.

-최근 교육과 강의 문의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1인 창작자가 콘텐츠 수익에만 의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업화를 이뤄야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생깁니다. 따라서 광고 및 브랜드 협업, 굿즈 및 캐릭터 상품화, 교육 및 강의, 플랫폼 수익, 캐릭터 IP를 통한 정부지원사업 참여 등 사양한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회수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 하루 1~2시간 투자로 AI 부업에 도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루에 1개 콘텐츠 업로드를 목표로 완벽보다는 ‘빠른 실행’을 추천합니다. AI 시대에는 속도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일단 시작해서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완성도가 중요한 시대였습니다. 완성도가 부족한 콘텐츠를 대중에게 보이면 사람들에게 욕먹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게 속도입니다. 내가 망설이는 순간 이미 많은 콘텐츠가 양산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해보길 권장합니다.

-“AI가 내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고 불안해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AI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대체될 것이란 말에 공감하고 머지않아 현실이 되겠다고 실감하는 편입니다. AI 개발 속도가 너무나 빠르고,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AI를 두려워하기보다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빠른 실행력입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대응해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설마~ 그렇겠어! 하면서 행동을 미루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차이가 나지 않지만, 몇 년만 흐르면 그 차이는 분명 클 것입니다.

-대표님도 그런 생각을 했나요.

2년 전에, 제2의 월급을 만들기 위해 부동산 경매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프라인에 월세 100만원 설정하려면 보증금을 빼더라도 1억원 이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가요.
온라인에 월세 설정하면서 제가 들인 돈은 10만원입니다. 이게 망하더라도 리스크가 별로 없다는 것도 온라인 월세 세팅의 큰 장점입니다. 여러분도 온라인에 월세 세팅의 시도라도 해보는 게 어떨까요.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에게 오기 때문에, AI 흐름에 올라타서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AI를 두려워하고 나중에 하겠다며 미룰 것인지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AI 콘텐츠 제작이 아니더라도 AI 시스템을 이해하고 빠르게 적용해 나간다면 여러분의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다양한 AI 툴을 사용해 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가성비’ 조합이 있다면요?

생성형 AI인 ‘챗GPT’나 ‘제미나이’는 꼭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만능 AI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저는 챗GPT에서 이미지나 영상을 생성하기 위한 프롬프트를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상은 ‘VEO3’를 이용합니다. 제미나이에 연동되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 생성을 위해서 ‘SUNO’를 사용합니다. 상황에 맞게 사용하되, 챗GPT와 제미나이는 입문용으로 사용하길 권장 드립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