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신고에도 못 막았다…경찰청, '남양주 스토킹 살인' 감찰 착수

입력 2026-03-16 17:49
수정 2026-03-16 18:02

경기북부경찰청이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 대응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수사 감찰과 청문 감찰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책임관서 등 관련한 초기 대응부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성 범죄는 다른 사건보다 민감해 각 기능이 협업해 대응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먼저 전하고, 이렇게 이르게 된 사안에 대해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응 실패라는 지적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며 "수사 감찰과 청문 감찰을 통해 진행된 모든 과정의 적정성을 면밀히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자신의 차량에서 발견된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두 차례 신고했음에도 피의자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인 20대 여성 B씨는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카센터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피의자인 A씨가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구리경찰서는 해당 장치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고 A씨에게 2월 13일과 2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A씨는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그 사이 B씨는 2월 21일 자신의 차량에서 또 다른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112에 다시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구속영장 신청이나 신병 확보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잠정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변호인을 선임해 조사받겠다고 하면 출석 일시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도 나오지 않아 영장 신청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2013년 강간치상 사건으로 오는 2029년 7월까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A씨는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 이틀 전부터 피해자 주변을 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일에는 피해자가 일하던 식당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자 A씨는 전동드릴로 차량 창문을 깨고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지만 치료가 진행 중이어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현재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에 대해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상 공개 여부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 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