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원 지지세를 바탕으로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에게 맞서 ‘총리 프리미엄’을 앞세운 김민석 국무총리와 ‘선명성’을 내건 송영길 전 대표가 도전에 나선 구도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올해 들어 주 2회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민심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일 “광역 단위의 큰 도시가 아니라 군 단위 기초단체에서 최고위를 열고 있다”며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1일 인천 강화에서 새우잡이 배에 올라 조업을 돕고, 13일에는 전북 순창에서 간장 담그기 체험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대승으로 이끌면 연임 구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의 가장 유력한 대항마로는 김 총리가 거론된다. 전국을 돌며 국정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는 김 총리에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여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국정 파트너인 김 총리에게 거듭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김 총리는 13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며 ‘대통령은 외교, 총리는 내치’라는 기존 인식을 깼다. 현직 총리가 미 행정부 1·2인자를 단독으로 만나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전북 익산에 새 거처를 마련한 점 역시 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호남을 거점으로 8월 전당대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정 대표와 김 총리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던 차기 당권 경쟁에 최근 송 전 대표가 가세하는 모양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서 무죄를 확정받고 지난달 27일 복당한 송 전 대표는 기존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발판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15일에는 이언주 최고위원이 주최한 ‘뉴이재명을 논하다’ 토론회에 참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뉴이재명’이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유입됐거나 대선 이후 합류한 신규 지지층을 뜻하는 만큼 이들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흡수해 친명(친이재명)계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차기 당권 경쟁의 최대 승부처로는 민주당 핵심 텃밭인 호남 표심이 꼽힌다. 충남 출신인 정 대표, 서울 출신인 김 총리와 달리 전남 고흥이 고향인 송 전 대표가 이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다는 분석이 많다. 세 인물이 전당대회에서 맞붙을 경우 판세는 초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