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 '컷오프'…막 오른 국힘 '혁신공천'

입력 2026-03-16 17:43
수정 2026-03-17 00:58
현역·중진 불출마를 요구해온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공천배제)했다고 밝혔다.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복귀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으로 ‘혁신공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환 충북지사를 이번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공천 접수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컷오프는 현역 광역단체장 중 1호다.

추가 컷오프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이 결단은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의 정치가 아니라 미래의 정치를 향한 공천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 위원장이 현역 및 중진 불출마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만큼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는 부산시장 후보에 박형준 시장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는 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시장과 주 의원 모두 이에 반발하며 경선을 요구했다. 대구에서도 주호영·윤재옥·추경호 등 중진 의원 컷오프설이 돌자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중진을 컷오프한다면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지금처럼 당 내분이 일어나고 경쟁력 없는 후보를 내세우는 건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선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다시 한번 공천 재신청을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4일로 임기가 종료된 대변인단 재임명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재임명이 보류된 대변인에는 강경 당권파이자 인적 쇄신 대상자로 지목된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포함돼 있다. 오 시장이 요구해온 인적 쇄신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 시장이 공천 추가 접수에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당 지도부가 오 시장이 요구한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인적 쇄신의 주 타깃으로 지목된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사퇴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장동혁 대표를 2선으로 물러나게 하는 선대위엔 동의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윤리위원회는 당 독립기구라는 성격을 존중해 윤리위원장 사퇴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7일까지 서울시장 후보 추가 신청을 받은 뒤 18일 면접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8일 마감한 서울시장 후보 신청에 이어 12일 이뤄진 추가 공천 신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우리가 일관적으로 요구해 온 것은 국민이 체감할 만한 당 노선 변화”라며 “추가로 이뤄진 가시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으로 당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도부는 오 시장의 추가 신청이 없으면 다른 후보자를 물색하거나 현재 신청한 후보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더 이상 오 시장에게 끌려다녀선 안 된다는 게 당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