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쩍 ‘차등’ ‘타깃 지원’이라는 키워드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같은 보편 복지를 주장하던 것과 대비된다. “국정 최고책임자가 되니 재정의 한계를 실감했기 때문 아니겠냐”는 얘기가 경제계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16일 X(옛 트위터)에 기초연금과 관련해 “월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소득인정액에 따른 차등 지급 필요성을 언급했다.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세분화해 ‘가난한 사람은 더 주고, 부자는 덜 주자’는 취지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 고령 인구가 크게 늘며 기초연금 재정 부담도 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도 중동 사태에 따른 휘발유·경유값 급등 상황을 지적하며 “서민이나 어려운 소비자를 타깃으로 지원하면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단 유류세를 내리고, 재정 지원은 서민 중심으로 차등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저소득층 ‘타깃 지원’은 과거 이 대통령 발언과 다소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총선·대선 때 소득과 상관없이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세금 많이 낸 사람을 왜 정부 혜택에서 제외하느냐”고 했었다. 집권 이후 논의 과정에서 취약계층(차상위·한부모 등)에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결정됐지만, 15만원은 전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지급됐다. 경기지사 시절인 코로나19 사태 때는 모든 경기도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돈 쓸 데가 많은데 재원은 한정돼 있어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자는 게 대통령 인식”이라며 “효과가 떨어지고 관행적으로 기한이 연장돼 온 조세 감면 항목을 정비하자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