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18억짜리 집이 9억이래"…청약자 20만명 '우르르' [돈앤톡]

입력 2026-03-17 06:30

서울 영등포구에서 최대 9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가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으로 나왔습니다. 간만에 찾아온 ‘로또 청약’에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는 전날 무순위(사후) 1가구와 불법행위재공급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받았습니다.

먼저 무순위로 나온 전용면적 59㎡A 1가구 모집에 13만938명이 신청했습니다. 이어 불법행위재공급으로 나온 전용 59㎡B 1가구에도 7만26명이 몰렸습니다. 2가구를 분양받기 위해 몰린 인원만 20만964명입니다.

분양가는 3년 전 최초 청약을 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용 59㎡A(103동 1004호)는 분양가 8억5820만원에서 확장비 등 부대 비용을 포함하면 8억8863만원입니다. 전용 59㎡B는 분양가 8억4730만원에 부대 경비를 포함해 8억5900만원입니다. 네이버 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전용 59㎡A는 현재 매물이 18억원에 나와 있습니다. 당첨되면 9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청약 조건은 전용 59㎡A와 전용 59㎡B가 달랐지만, 전매제한이 끝났고 거주의무가 없다는 점은 같습니다. 전세를 놓아 잔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용 59㎡ 전세 물건은 7억5000만~8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습니다. 계약금을 해결하면 세입자를 받아 잔금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들 청약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습니다. 불법행위재공급에 전용 84㎡B 1가구에 대한 청약은 이날 진행해서입니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전용 59㎡와 유사합니다. 분양가는 11억7770만원에 부대비용을 더하면 최종적으로 12억1033만원입니다. 이 타입 전셋값은 10억원 전후로 이 역시 세입자를 받아 대부분의 잔금을 치를 수 있습니다. 현재 해당 면적대 호가가 22억~24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 오랜만에 나온 '로또 청약'이다 보니 예비 청약자를 중심으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계약금을 준비하면 세입자를 들여 잔금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점, 실거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은 청약시장에서 잊혀가던 '선당후곰'(먼저 당첨되고 나서 고민하라)이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1억~2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으면 일단 넣어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고, "세입자 맞추고 잔금 치르고 나면 당분간은 걱정 없다. 나중에 실입주하려면 대출이 어렵겠지만 그때는 또 그때의 상황이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습니다.

분양업계 한 전문가는 "요즘은 분양가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 시세보다 높은 곳이 더 많지만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처럼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나오는 단지는 시장에서 청약자들의 관심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2023년 1순위 청약 당시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진행했던 특별공급에서도 71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4961명이 청약해 평균 69.87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양평역이 인근에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입니다.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도 약 800m 거리입니다. 영등포로,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 올림픽대로 등의 도로를 이용해,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 전역으로 이동하기 쉽습니다.

롯데마트(양평점)와 코스트코(양평점) 등의 대형마트는 걸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도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반경 2km 내에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대목동병원, 목동종합운동장 등이 있습니다.

교육시설 역시 잘 갖춰져 있습니다.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당중초, 문래중, 양화중, 관악고교 등이 있고, 오목교 건너편에 있는 목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