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0일 08: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돼 온 한화가 이탈할 경우 현재 박빙인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복수의 홍콩계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다. 별도로 주관사를 선정하거나 공식적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31일 고려아연 주주명부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파워시스템즈(4.8%), ㈜한화(1.1%), 한화임팩트(1.8%) 등 계열사별로 나눠 약 7.7%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날 종가(160만원) 기준 해당 지분은 약 2조5000억원어치에 달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만큼 단일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복수의 해외 운용사에 나눠 매각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구도는 영풍·MBK파트너스 측 약 42%, 최 회장 측 약 39%로 영풍 연합 측이 지분상 우위에 있다. 여기에 한화 지분 약 8%가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돼 그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런 한화가 지분 매각에 나선 데는 2022년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정리할 시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와 고려아연은 2022년 11월 자사주를 맞교환하면서 3년간 지분을 처분하지 않기로 약속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2024년 11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한화 지분 7.25% 전량을 한화에너지에 약 1520억원에 매각했다. 한화로서는 고려아연이 먼저 손을 털고 나간 만큼, 경영권 분쟁의 잡음을 감수하며 지분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비교적 양측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중립적인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영풍·MBK 측이 지분상 유리해지는 만큼 경영권 분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 회장 측은 한화에 올해 정기주주총회까지는 지분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