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대 경기 용인시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에서 이를 목격한 배달 기사 등 시민들이 초기 진화해 큰불을 막은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1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12시 25분쯤 용인시 보정역 1번 출구 인근 녹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을 지른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남성은 라이터에 불을 붙여 소나무 3그루를 태운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화재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 뒤늦게 시민들이 나서 화재를 진압한 일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건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의 경험들이 공유됐다.
당시 귀가하던 A 씨는 역 인근에서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목격했다. 귀가하던 중 불길을 보고 차를 멈춘 A씨는 현장에 배달 기사 두 명과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서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기사님 두 분 말씀으로는 한 남성이 불길을 바라보며 신이 난 듯 서 있었다고 하더라"며 "정신질환이 있어 보였다"고 했다.
A씨는 불을 끄기 위해 급한 대로 생수를 쏟아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A씨는 "마침 세차를 마치고 차량에 젖은 타월이 있어 배달 기사님께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후 A씨와 배달기사는 타월을 들고 불길 속으로 들어가 진화를 시도했다.
A씨는 “너무 뜨겁고 (연기가) 매워서 콧물 눈물 흘리며 불을 끄느라 힘들었다”며 “나중에 보니 손에 화상 입고 그을려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면서 “새벽 시간임에도 신속히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 그리고 함께 진화에 나선 배달 기사님들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대원들은 신고 후 약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빠르게 화재를 진압했다.
경찰은 체포한 30대 남성에게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응급입원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