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의 신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정식 발매 전부터 글로벌 게이머들 사이에서 뜨거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출시도 안 됐는데…각종 차트 상위권
16일(한국시간)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따르면 붉은사막은 플랫폼 내 전 세계 판매량과 접속자 추이를 토대로 집계하는 '최고 인기 게임' 차트에서 이날 오전 기준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준으로는 2위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인 붉은사막은 오는 20일 PC(스팀·Mac)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 X·S 등 주요 플랫폼에서 전 세계 동시 출시된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붉은사막은 기존 '검은사막' 이후 펄어비스가 2019년 공개한 뒤 약 7년을 공들인 작품이다. 광대한 대륙을 배경으로 주인공과 동료의 여정을 그렸으며 자체 개발 3D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통해 구현한 고품질 그래픽과 역동적인 전투가 강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이정도 수준의 자체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은 보기 드물다는 평가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IGN 등 글로벌 주요 게임 매체들이 기자 직접 투표를 통해 '2026년 최고 기대작'으로 잇달아 선정했다. 게임 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주목한다. 중국 대표 게임 전문 매체 '17173' 주관 '17173 게임 어워드'에서 붉은사막은 '이용자가 뽑은 가장 가장 기대되는 게임', '에디터 선정 글로벌 기대작' 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고티'감"…업계 기대감에 주가까지 활짝게임업계 기대감도 상당하다. 국내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붉은사막이 성공하면 게임 시장 전반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개발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티(GOTY·올해의 게임)' 후보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주가에는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1월 초 3만9800원(2일 종가 기준)에서 골드행(Gone Gold·최종 출시 버전 제작) 소식과 사전 예약 개시가 겹친 1월 말 5만7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3월 들어서도 오름세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공식 출시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된 직후인 13일에는 장중 9%대 상승하며 6만5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도 4%대 상승률이다. 연초 기준 상승률은 약 70%에 달한다. 미국·이란 갈등 등 대외 변수가 증시를 짓눌렀던 와중에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온 셈이다.펄어비스 운명 쥔 신작…전망은 '온도 차'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활용해 이날 기준 최근 한 달간 공개된 증권사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증권사들은 지난해 매출 3656억원, 영업손실 148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펄어비스의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올해 펄어비스 매출을 6699억원, 영업이익을 1879억원으로 예상됐다.
실적 전망은 붉은사막 판매량에 따라 갈렸다. 대신증권은 300만장 판매 시 영업이익 약 1336억원을 실적 정상화의 분기점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500만장 판매 시 영업이익이 24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DS투자증권은 붉은사막 흥행 이후 DLC 출시 및 멀티플레이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영업이익을 3025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다만 냉정한 시각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출시 후 초기 12일간 판매량이 80만장을 넘어야 실적과 주가의 추가 반등이 가능하다고 봤고, 미래에셋증권은 출시 직후 재료 소멸에 따른 모멘텀 상실과 차기작 공백을 리스크로 지목하며 매도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현재 주가가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을 크게 웃도는 만큼 기대 대비 실망 리스크도 작지 않다는 분석. 펄어비스는 차기작 '도깨비' 출시를 2028년께로 예고한 상태다.
에픽AI는 "펄어비스의 올해 실적은 전적으로 붉은사막의 판매 성과에 달려 있다. 증권가는 300만장을 실적 정상화의 분기점으로, 500만장을 기업 가치 재평가의 트리거로 보고 있다"며 "붉은사막이 글로벌 게임 매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등 긍정적 신호가 있으나 실제 메타스코어와 유저 평점, 출시 2~3주 내 초동 판매 실적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출시 소식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 흐름에 대해선 "현재 주가는 이미 성공 시나리오를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이므로, 기대 이상의 성과가 아니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도깨비 등 차기작 공백이 길다는 점도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에게 단순한 신작 그 이상"이라며 "7년간의 개발 끝에 내놓은 이 작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드느냐에 따라 회사의 중장기 성장 궤도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