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과 직접 접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해협 재개방을 위한 군사 협력을 요청했지만 상당수 국가가 참여를 꺼리면서, 일부 국가는 이란과 비공식 채널을 통해 자국 선박의 안전 통과를 확보하려는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와 터키 등 여러 국가는 최근 이란과 비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자국 선박의 안전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와 상당량의 액화천연가스(LNG)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유조선 호위 연합체를 구성해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 국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도 선박 호위 작전에 대해 “높은 장애물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전쟁이 미국이 동맹국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시작한 군사 작전이라는 점도 협력 부족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이란은 중동 전역을 대상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며 해협 인근 선박 운항을 압박하고 있다.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전쟁이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각국이 미국 주도의 군사 대응 대신 이란과 직접 협상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중동 해상 질서의 변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