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부모 절반 "노후 위태로워져도 자녀 사교육 먼저"

입력 2026-03-16 07:43
수정 2026-03-16 07:44

본인의 노후 비용을 사용해서라도 자녀의 사교육비를 지불하겠다고 답한 서울 학부모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8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지역 학부모와 학생,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교육 참여 실태·인식 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학부모의 절반가량인 49%는 본인의 노후가 위태로워지더라도 사교육비를 줄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자녀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부모 1만606명 가운데 사교육을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89%(9426명)에 달했다.

41%가 노후 준비를 병행하면서 사교육비를 지출한다고 답했고, 34%는 노후 준비와 관계없이 현재 수준의 사교육비를 계속 지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또 서울 강남(56%)·서초구(52%)에 사는 학부모 절반 이상은 영유아 자녀를 영어학원에 보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왔다. 이는 강북구(15%)와 중랑구(14%)보다 약 3.5~4배 높은 수준이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이 커서'(24%) 가 가장 많았다.

반면, 교사의 사교육에 대한 인식은 학부모와는 격차가 컸다. 교사의 53%는 사교육에 따른 선행학습이 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떨어뜨리고 학습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답했다. 또 사교육으로 인해 학생의 피로 증가와 집중력 저하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초등 87%, 중등 97%, 고등 94%로 대부분의 교사에게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사교육 경감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학원법 개정 건의와 지도·감독 강화 △공교육 정책 확대 △진로·진학 정보 제공 확대 △근거 기반 정책 수립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우선 학원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선행학습을 유도하거나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학원 광고에 대해 행정 처분 기준을 강화하고 학원의 교습 시간 위반 여부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이른바 '4·7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아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운영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지도·감독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 개선 사항은 교육부와 국회에 법령 제·개정을 건의한다.

초등 사교육이 돌봄 목적과 맞물린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초등학교 1~2학년에게 하루 2시간 무상 맞춤형 교실을 운영한다. 또 초등학교 3학년에게는 1인당 연간 50만원의 방과후교실 교육비를 지원한다.

지자체와 협력하는 '온동네 초등돌봄'과 복합 위기 학생을 지역 어른과 연결하는 '서울이음멘토링제' 등이 추진된다.

아울러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대상자를 학교장 추천 기준으로 기존 15%에서 20%까지 확대한다. 또 수강권 상한액 60만원을 모두 사용한 뒤 추가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듣고 싶은 학생에게는 최대 20만원 범위에서 수강료를 지원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