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가 넘는 공공기관 가운데 기능이 중복되고 역할이 불분명한 기관을 통합하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 공기업과 국가데이터처 산하 기관 등이 우선순위로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통합 대상 공공기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각 부처로부터 산하 공공기관의 구조조정 계획을 받아 부처 간 조율을 거친 뒤 지난주 해당 부처에 통합 대상 공공기관 명단의 초안을 통보했다. 이번주 각 분야 전문가와 재경부, 각 부처 실장(1급) 등으로 구성된 민간 작업반 논의를 거쳐 청와대에 잠정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최종안은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 기능재편 전략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작년 8월 이재명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못 세겠다”며 대대적인 통폐합을 지시했다.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는 산림청 산하 3개 기관을 선제적으로 통합한 농림축산식품부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다른 부처에도 속도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인 KTX와 SRT 통합의 경우 작년 12월 발표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에 따라 이미 단계적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올 연말까지 통합철도공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다른 분야에서는 2001년 한국전력 발전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5대 발전 공기업(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의 통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시 정부는 발전 공기업을 민간에 매각해 한전 부채를 해결하고, 발전·송배전·판매 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구상했다. 하지만 발전 노조의 ‘민영화 반대’로 2004년 매각을 철회한 이후 5개 발전 자회사가 어정쩡한 형태로 남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발전회사들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요구받고 있다”며 “5대 발전 공기업 체제는 더 이상 작동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산하 기관도 통합 대상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산하기관인 한국통계정보원의 기능 중복을 언급하며 “‘큰 정부, 작은 정부’ 논란을 회피하려고 정부 조직이 아닌 척하면서 은폐된 조직을 만든 게 산하기관”이라고 지적했다.
김익환/김리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