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사진)는 영화사에 ‘탐미주의적 도발’을 새겼다. 우아한 미장센과 물 흐르는 듯한 카메라 워크가 돋보이는 유능한 감독인 동시에 예술과 외설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한 영화인으로 기억된다.
유명 시인 아틸리오 베르톨루치의 아들인 그는 1941년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태어났다. 윤택한 문화적 환경을 누린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밑에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성적 일탈을 통해 인간의 고독을 응시한 작품으로 극장에 걸리자마자 세계적인 논란을 낳았다. 주인공인 말런 브랜도와 마리아 슈나이더의 외설스러운 성행위가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높은 성적 수위로 이탈리아에서 오랜 세월 상영이 금지됐고, 한국에서도 24년이 지난 1996년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외설죄로 이탈리아 시민권을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베르톨루치는 이탈리아에서 유일하게 아카데미(오스카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석권해 고국을 알렸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