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전쟁발(發) 공급망 불안 우려가 제기되면서 아파트 공사비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가 상승은 철강과 레미콘 등 공사 원자재의 생산비와 운송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유가가 60% 오르면 건축물 공사비가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131.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년 전(103.8)과 비교하면 27% 뛴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노무비가 대폭 오른 영향이다.
단순히 재료비만 오르는 게 아니다. ‘시간 값’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공기(공사기간)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산적해 있어서다. 지난해 잇달아 터진 건설 현장 사망사고 이후 안전 규제가 대폭 강화된 게 대표적이다. 안전관리 비용이 아파트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중견 건설사 임원은 “과거엔 아파트 콘크리트 골조 작업을 다 마치고 창문을 달았다면 최근 들어선 두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술이 마련됐다”면서도 “이를 병행할 때의 사고 위험 우려 때문에 공기 단축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땅’이 부족한 서울은 주택 공급의 80~90%가 민간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6·27 대책’과 ‘10·15 대책’ 여파로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주비 대출 규제로 올해에만 약 3만 가구의 사업 지연이 예상된다. 이주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지 못하면 철거와 착공 등 후속 절차가 차례로 늦어지기 때문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규제로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되는 만큼 금융비용과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조합원으로선 일반분양 물량의 공급 가격을 높여 수익을 보전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