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르그섬 폭격에 긴장 '최고조'…발끈한 이란 '맞불'

입력 2026-03-14 13:00
수정 2026-03-14 13:04

미국과 이란의 전면 충돌이 격화하며 긴장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폭격하고 대규모 병력 증파에 나선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를 유지하며 중동 내 미국 협력 석유시설까지 공격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 지시에 따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중 하나를 감행해 하르그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만 석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과를 방해한다면 이 결정을 즉시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전략 요충지다.

미국은 병력 증파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에 배치돼 있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제31해병원정대 소속 약 2500명이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달 말에는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IRGC 주요 지도부에 최대 1000만달러(약 150억원)의 현상금도 내걸었다.


이란도 굴하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첫 공식 성명에서 호르무즈 봉쇄 지속과 적의 약점을 노릴 '제2의 전선' 형성을 강조했다. 개전 이후 지금까지 걸프만에서 최소 16척의 선박이 공격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는 미 공군 공중급유기 5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됐다.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는 훈련 중이던 프랑스군 병사 1명이 드론 공격으로 사망해 유럽 병력 중 첫 전사자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자국 매체를 통해 자국 석유·에너지 인프라가 타격받을 경우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석유 기업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하르그섬을 공습하자 이란이 즉각 반격을 경고하며 '맞불'을 놓은 것. 이란과 가까운 걸프 산유국들의 석유시설은 대체로 국영기업이 운영하지만, 미국 정부·기업과 오랜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스라엘도 이란 본토를 강타했다. 이스라엘군은 90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테헤란 내 정권 기반 시설 200곳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무게 1~2톤짜리 탄도미사일 30발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발사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개전 초 내세웠던 '이란 체제 전복' 목표를 사실상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설령 정권이 무너지지 않더라도 훨씬 약해질 것"이라며 목표치를 낮췄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종가는 배럴당 103.14달러로 이틀 연속 100달러선을 웃돌았다. 개전 이후 상승률은 42%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일주일간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종전 시점에 대해서는 "내가 뼛속까지 느낄 때"라고만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