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트럼프와 20분 대화…"'김정은 북미대화 원하냐' 물어"

입력 2026-03-14 07:42
수정 2026-03-14 08:33

김민석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20여분간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대화의 상당 부분은 북한 문제였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낮 백악관에서 신앙사무국 국장인 폴라 화이트 목사와 면담하던 중 화이트 목사의 주선으로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 총리는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께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말씀을 항상 하신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지도자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바로 보좌관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미국이나 나와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면서 내 의견을 물었다"며 북미대화 가능성에 관심을 내비쳤다고 소개했다. 김 총리는 북한의 최근 언사가 '못 만날 이유가 없다'에서 '우리 사이가 꼭 나쁠 이유는 없다'로 관계 정상화를 암시하는 방향으로 진전됐다는 점을 짚으며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기본적으로 북한, 김 위원장과 대화한 유일한 서방의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피스메이커로서 유일한 역량을 지닌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제 언급에 대해 굉장히 의미 깊게 생각하고 만족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제안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만 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에게 내 말씀에 대해 몇 가지를 더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하는 게 좋겠다고 지시했다"면서 "무엇을 어떻게 지시했는지는 정상이 직접 밝히기 전에 내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면담 내용을 영문 메모로 정리해 미국을 떠나기 전 전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방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이 북미대화 재개의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한편 김 총리는 전날 JD 밴스 부통령,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그리어 대표는 "한국을 특별히 표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