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대별 증원 규모 확정…지방 의료 살릴 출발점 되길

입력 2026-03-13 17:39
내년 의대 정원이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으로 확정된 가운데 의대별 증원 규모가 정해졌다. 서울 소재 8개 대학을 제외한 32개 대학 의대 정원이 학교별로 2~39명 늘어난다. 교육부는 어제 이런 내용의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대학별 의견 접수와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다음달 의대 정원이 최종 확정되는데, 늘어나는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한다.

지역의사는 해당 의대 소재지와 인접 지역 중·고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선발한다. 정부가 등록금과 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출신 고교 소재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 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일본과 대만도 운용하는 제도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만큼 정부와 대학이 지역의사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이 차별 없이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된 인재가 필수 의료를 선택하고 의무복무 기간 이후에도 지역에 남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제도의 성패를 가릴 관건이다.

이번에 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원대와 충북대 의대다. 각각 39명 증가해 총정원이 49명에서 88명이 됐다. 2028~2031학년도에는 98명이 된다. 이들을 포함해 정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 국립대는 실습 병상과 교육 인프라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대 증원은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 개혁의 첫걸음일 뿐이다. 제도 개선 등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의사 한 명을 키우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리는 의료의 특성상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단숨에 풀어낼 묘수도 없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신중하게 접근해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지름길일 수 있다. 의료계도 이번만큼은 ‘무조건 반대’를 접고 의료 개혁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