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제 첫날, 운전자들 "모처럼 가득 주유"

입력 2026-03-13 17:45
수정 2026-03-14 00:34

정부가 급등한 기름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첫날인 13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이 L당 1800원대로 하락했다. 최고가격제 효과가 본격화하는 주말부터 소비자가격이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72원으로 전날 대비 26원 내렸다. 경유값은 1896원으로 30원 하락했다. 서울 외곽지역 휘발유값은 L당 1700원대 후반까지 낮아졌다. 다만 휘발유값은 L당 1715~2598원, 경유는 1595~2499원 수준으로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다.

정부는 이날부터 정유 4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1차 최고가격은 보통 휘발유가 L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와 등유는 각각 1713원, 1320원으로 설정했다.

주유소는 통상 도매가격에 휘발유는 50~100원, 경유는 200원의 마진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정한다. 휘발유와 경유는 물론 12일 기준 전국 평균 가격이 L당 1602원인 실내등유값이 더 내려갈 여지가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다음주까지 소비자가격이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1차 공급가는 오는 26일까지 2주간 적용되고, 정부는 앞으로 2주마다 유가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최고가격을 고시한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 주유소엔 ‘값싼 기름’을 찾아 몰리던 차량 행렬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경기 시흥시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출퇴근하는 나모씨(33)는 “어제까지 버티다가 오늘 아침 1700원대 가격표를 보고 바로 주유했다”고 말했다. 안양 시민 김모씨(38)도 “모처럼 가득 주유했다”며 “기름값이 하루 만에 200원 가까이 내려간 주유소도 있어서 신기했다”고 했다.

주유소들은 ‘울상’인 모습이었다. 서울 염리동의 한 점주는 “지난주 ‘주유런’ 이후 계속 손님이 없어 비싼 값에 구입한 재고가 빠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손님들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자양동의 주유소 운영자는 “정부에선 ‘바가지 주유소’를 신고하라지만 현장에선 인근 주유소가 값을 내리면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할 정도로 마진이 박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산업통상부는 화물차주에 직격타인 ‘경유와 휘발유값 역전’이 완화할지와 서민 난방 및 농가용으로 쓰이는 등유값 동향을 주시할 방침이다.

김대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