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부활' 안건 상정한 정개특위…선거제 개혁 논의는 19일에

입력 2026-03-13 17:07
수정 2026-03-13 17:08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두달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은 선거 180일 전까지 완료해야 하지만, 지방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개특위는 1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과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13일에 이어 열린 두번째 회의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기헌 정개특위 위원장은 "선거구 획정 일정이 늦어진 데 대해 모두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여야 간사가 향후 일정을 조율해 달라"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의 시급성에는 공감했다. 야당 간사로 새로 선출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가 불과 83일 남았는데 현장에서 뛰는 분들은 굉장히 바쁜 상황"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획정 시한과 일정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정개특위 구성 이후 전체회의가 이제 두번째고 소위원회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로드맵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도 "언제까지 선거구 획정을 하겠다는 일정이라도 제시해야 지역에서 준비하는 분들이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법정 시한은 선거 6개월 전인데 이미 한참 지났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이어 열린 정치관계법심사소위원회(1소위)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의에는 2004년 폐지된 지구당을 부활하는 내용의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해당 법안들은 지역당 설치와 지역당 후원회 모금 허용 등을 골자로 한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법안을 의결하지 않고 충분히 심사만 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음 주 목요일(19일) 오전 10시쯤 다시 소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어떤 법안을 논의할지는 여야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수 야당은 정치 다양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 30% 이상 확대 △연동형 비례제 안착 △결선투표제 도입을 정개특위의 주요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개특위의 유일한 소수 야당 위원인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혁진보 4당이 요구한 정치개혁 법안은 하나도 상정되지 않았다"며 "상정된 28개 법안 중 27개가 지구당 부활 관련 법안이다. 이것이 과연 정치개혁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소위에는 불참했다.

이에 대해 윤건영 의원은 "오늘은 법안심사2소위에서 지구당 설치, 헌법재판소 헌법 불합치 결정 부분 등에 대해 토론을 한 것"이라며 "19일에는 법안심사1소위를 열고 선거제도 개혁 관련 의제를 두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에서 정치개혁 논의가 이번에도 성과없이 끝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대 국회 정개특위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특위에서 합의해 의결하더라도 거대 양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인 의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정개특위에 참여 중인 여권 관계자는 "지금 특위는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정치개혁 논의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