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 확대…Fed 금리인하 시점 늦춰지나 [Fed워치]

입력 2026-03-13 08:28
수정 2026-03-13 08:34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의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월가 트레이더들은 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접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한 것과 맞물려 나타난 변화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 전까지 시장에서는 Fed가 6월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9월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전망의 배경에는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 그리고 오는 5월 취임이 예상되는 새 Fed의장의 통화 완화 성향 등이 있었다. 하지만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Fed의 정책 우선순위가 다시 인플레이션 억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경로가 더 높아질 경우 Fed가 조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늦췄다. 다만 2026년 말 이전에 한 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시장의 전망은 더 보수적이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마저 사실상 사라졌으며 현재는 12월 한 차례 인하만 반영된 상태다. 이후 추가 인하는 2027년 후반이나 2028년 초까지도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Fed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가 공격적인 통화 완화를 선호할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시장의 기대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현 Fed 의장인 제롬 파월은 오는 5월 임기를 마친다.

향후 금리 전망은 중동 상황 전개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긴장이 완화될 경우 시장 불안이 줄어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도 Fed에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Fed 의장이자 ‘너무 늦는’ 제롬 파월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음 회의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핵심 PCE 상승률이 연율 3.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2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Fed의 목표치인 2%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다. 또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미 중동 충돌 이전부터 형성되고 있었음을 보여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등 일부 항목에서는 안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2% 목표 수준보다 높은 상태”라며 “Fed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