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15조 '벚꽃 추경'에 투입할 듯

입력 2026-03-13 17:43
수정 2026-03-14 01:37

정부가 이달 15조~2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13일 ‘중동 상황 점검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예산처와 각 부처는 주말·휴일을 반납하고 추경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처는 고유가 상황 대응을 위한 물류비·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취약계층 등 민생 안정, 직접적 타격을 받는 수출 기업 지원 등 세 갈래로 나눠 추경 사업을 발굴해달라고 각 부처에 당부했다.

재정경제부는 추경 재원인 올해 초과세수 잠정치 추계에 들어갔다.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할 계획이다. 예산처 재정사업 성과평가단장인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15조원을 웃도는 초과세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외수입인 한국은행 잉여금까지 활용하면 추경 규모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추경 규모 '최대 20兆' 관측…정유사 손실보전·에너지 바우처 등에 쓴다
유류비 부담 완화에 우선 배정…문화·예술 사업 포함 가능성도이르면 이달 편성될 추가경정예산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기획예산처 등 정부의 설명이다. 국민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는 사업이 우선순위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13일부터 시행된 석유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이 대표적이다. 정유사들은 이날부터 보통휘발유는 L당 1724원, 경유와 등유는 각각 1713원, 1320원 이상으로 석유제품을 판매할 수 없다. 지난 11일 평균 공급가에 비해 휘발유는 L당 109원, 경유는 218원, 등유는 408원 저렴한 수준이다. 정부는 분기별로 정유사가 본 손실을 검증해 재정으로 보전하기로 했다.

손실 규모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이란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4월부터 100일간 휘발유 가격을 L당 100원 인하했다. 당시 정유 4사의 손실 규모는 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외에 화물차, 대중교통, 농어업인 등 유가 상승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에 에너지 바우처 등을 통해 유류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민, 소상공인 등에게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금보다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 매출로 이어지는 이중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언급한 문화·예술 관련 사업이 추경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 안팎에선 올해 예상되는 초과 세수를 모두 추경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 잉여금을 더해 추경 규모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법인세가 지난해 8월 예산안 때 산출한 86조6000억원보다 5조~10조원 더 걷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80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다 다른 수출기업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세도 세율 인상과 주식 거래 증가에 따라 예상치(5조4000억원)보다 5조원가량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은 잉여금도 추경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매년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면 30%를 법정 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를 정부에 송금한다. 정부는 이를 세외수입으로 편성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 잉여금이 기존 예상치인 7조2500억원보다 1조~2조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말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외환매매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법인세와 증권거래세에서 발생하는 초과세수만 최소 10조원 수준”이라며 “한은 잉여금 규모까지 더하면 20조원 안팎의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익환/김대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