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시행 첫날, 1호 고발은 대법원장

입력 2026-03-12 17:49
수정 2026-03-13 01:20
법왜곡죄·재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을 뼈대로 한 ‘사법개혁 3법’이 시행된 12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이 법왜곡죄 혐의로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고발됐다.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이 의도적 법 왜곡이라는 이유에서다.

고발장을 낸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 변호사는 “대법관들이 9일 만에 7만여 쪽의 재판 기록을 검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국수본은 사건을 이 변호사의 주거지 관할인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하고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왜곡죄 ‘1호 수사’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는 법왜곡죄가 시행 전 행위에 소급 적용되지 않고 ‘의도적 왜곡’ 입증도 쉽지 않아 조 대법원장 사건이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사법부 수장이 새 법의 첫 대상이 되면서 판검사를 향한 고소·고발 남발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안팎에서는 고발이 각하되더라도 수사기관 조사 자체가 법관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해 독립적 판단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헌법재판소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재판소원 16건이 접수됐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과 관련해 제기한 것이다. 이날 대출 사기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법원 판결에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며 재판소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