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시작된 美 무역법 301조…국익 최우선 대응해야

입력 2026-03-12 17:29
수정 2026-03-13 06: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어제부터 무역법 301조를 앞세워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체 수단을 활용해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안정적인 관세 부과를 위한 새 계획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호관세 대신 임시방편으로 도입한 지금의 10% 글로벌 관세는 의회 승인이 없으면 150일 동안만 유효한 한시 조치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미국과의 무역을 제한하는 국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정책, 관행 등을 조사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 절차는 다소 까다롭지만, 관세율 상한이 없어 상대방 국가로선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기존 상호관세를 되살리는 차원인 만큼 한국에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역법 301조 조사가 진작 예고된 데다 일본 중국 EU 대만 등 우리와 수출 경쟁을 벌이는 국가가 동시에 조사받는 만큼 한국만을 겨냥한 조치로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기존에 합의한 15% 관세율이 반드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일본 중국 대만 등의 관세 조건이 우리보다 유리해질 수도 있다. 미국 정부가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 문제를 거론해온 만큼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이 엉뚱하게 피해를 볼 개연성 또한 없지 않다.

특히 USTR이 ‘조사가 끝나면 관세, 서비스 수수료, 협상 또는 기타 조치를 포함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추가 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온라인플랫폼법 도입 추진과 쿠팡 정보 유출 사태 대응 등을 이유로 미국 기업 차별을 한국 정부에 지속해서 지적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정부가 밝힌 대로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쟁국에 비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면서 불확실성을 없애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