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전국 도서 지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육지보다 기름값이 비싼 데다 유류 의존도가 높은 섬 지역 특성상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섬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출이나 난방을 줄이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섬 지역(다리 연결 제외) 주유소 217곳의 평균 가격은 휘발유 L당 1912.5원, 경유 196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1904.3원보다 8.2원, 경유 평균 가격 1927.4원보다 37.6원 높은 수준이다.
제주 부속 섬인 우도와 추자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각각 L당 2090원과 1990원으로 제주 평균 가격 1907원보다 최대 183원 비쌌다. 특히 우도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본섬보다 가파르게 오르며 제주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남 통영 욕지도 등 섬 지역 주민들도 생활비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했다. 경북 울릉도의 주유소 3곳 휘발유 가격은 L당 1969∼1989원 수준이며, 경유 역시 대부분 전국 평균보다 50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용 등유 가격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충남 보령 지역 실내 등유 평균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L당 1494.2원으로, 중동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1218.2원보다 22.7% 상승했다.
보령시 오천면 호도 주민들은 매달 한 차례 육지 주유소에서 난방유를 공동 구매하고 있으나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등유 1드럼(200L)을 25만4000원에 구매했지만 이달에는 28만8000원에 공급받을 예정이다. 가구당 평균 두 드럼을 사용할 경우 약 6만8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인천 옹진군에서도 대부분 가구가 등유나 LPG 등을 이용해 난방하고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큰 상황이다.
어민들은 향후 어업용 면세유 가격 인상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이미 그물 가격은 인상된 상황이다. 석유를 활용해 만드는 그물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이 가격이 올라가면 국내 수입업자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게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