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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11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상 최대 규모 비상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도 상승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3척의 상선이 공격받았다는 소식이 유가에 미친 영향이 더 컸다.
이 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11시 30분경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오전 이른 시간보다 상승폭을 확대하며 배럴당 4.5% 오른 91.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앞서 장중 한 때 9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산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도 4.6% 상승한 87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 해상교통국(UKMTO)은 11일(현지시간) 이란 해안에서 선박 3척이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루 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했다는 잘못된 게시물을 올리자 유가가 급락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이 퍼지자 게시물은 바로 삭제됐고 백악관 대변인은 “미 해군이 유조선이나 다른 선박을 호위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전 날 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기뢰부설함 16척을 포함한 여러 척의 이란 선박을 격침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화물선 3척이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는 영국 해상교통국의 발표로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났다.
CNBC에 따르면, 두바이 당국은 이 날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드론 두 대가 추락해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두바이 주변 공역이 잠시 폐쇄됐다.
CNBC와 인터뷰한 마렉스의 에너지시장 분석가 사샤 포스는 “전쟁의 지속 기간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IEA의 재고량 발표는 며칠의 시간을 벌어주지만, 결국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갈등은 이번 주말까지 끝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가가 다시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시장 분석가도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인티원의 글로벌 천연자원 부문 책임자인 폴 구든은 ”향후 몇 주 안에 긴장이 완화된다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올해 초에 기록했던 60~70달러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구든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그 여파는 더욱 심각해지며 유가는 120달러 이상, 심지어 그보다 더 급등할 수도 있다”면서 결국 높은 가격이 수요를 억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