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요즘 인공지능(AI)으로 연일 주식시장이 뜨겁다. AI 발달로 초래될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식·정보·그래픽 등 주로 컴퓨터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이 우선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현장 직군 역시 AI가 탑재된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다가올 것이다. AI 이용이 가능한 분야는 고용이 줄어들고, 사람의 직접적인 노동과 지식이 필요한 분야로 신규 인력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노동법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 분야이므로 AI 자체가 규율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AI로 인해 노동시장에 초래되는 현상과 AI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노동 관련 법령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리해고가 일상인 시대 올까우선 AI가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분야에서는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명예퇴직 등 근로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구조조정의 경우 노동법이 적용되는 모습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정리해고의 법적 허용 범위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정리해고의 주요 요건이다. 이 요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AI로 초래된 환경이 새롭게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주로 누적된 손실로 인해 인력 감축 없이는 기업의 존속이 어려운 경우에 인정된다.
법원은 '장래에 발생할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선제적인 감축'도 예외적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정리해고가 널리 이용되지 않았다. 적법성 판단에 대한 예측이 어렵고, 정리해고가 무효가 될 경우 관련 법적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AI를 적극 도입해 비용을 크게 낮추는 상황이 된다면 다른 업체들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기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정리해고가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손에 꼽히는 '적법한' 정리해고가 AI 시대에는 일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AI 오류, 근로자와 사용자의 책임은업무 결과와 관련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내는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높은 성과 평가를 하는 것은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다. AI 활용 역시 업무 능력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AI 오류로 인해 잘못된 업무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다. 원칙적으로는 오류를 확인하지 않은 근로자 개인의 책임이 될 것이다. 다만 사용자가 AI 활용을 지시·권장하면서도 오류 확인을 요구하지 않았거나 오류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면책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여러 직원이 며칠 동안 정리해야 하는 방대한 정보를 사용자 측이 직원 1명에게 'AI를 활용해 하루 만에 정리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 AI를 활용한 작업 환경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발생한 상병이나 재해에 대해서는 당연히 사용자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AI가 탑재된 로봇이나 기계 장치가 잘못된 로직 등 오류로 인해 근로자에게 상해 등 손해를 입힌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민법상 일종의 '공작물 책임'에도 해당해 사용자가 무과실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즉 산재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근로자의 손해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전액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 사용자는 AI 업체 등과의 관계에서 해당 손해액을 보전받아야 할 것이다.
AI가 만들 미래AI 도입으로 인해 어떤 변화와 어떤 법률적 리스크가 초래될지는 현재로서는 명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언제나 그랬듯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고, 하나의 변화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감당하기 쉽지 않은 변화의 시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