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에 기뢰 수십개 설치"

입력 2026-03-11 17:25
수정 2026-03-12 01:49
호르무즈해협 내 이란의 기뢰 부설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번 기뢰가 깔리면 민간 선박의 통행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뢰가 수천 개에 이를 경우 제거 작업에 6개월 이상이 소요돼 종전 이후에도 세계 원유 공급망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수십 개지만 마음먹으면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란은 2000~6000개의 기뢰를 보유하고 있다. 폭 30~40㎞에 불과한 호르무즈해협은 복잡한 지형에 작은 섬이 많아 대형 유조선이 운항할 수 있는 항로는 두 개 정도에 그친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기뢰와 함께 폭발물을 실은 선박, 해안 미사일 포대 등을 이용해 이곳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기뢰가 제거되지 않으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결과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의 기뢰 부설 시도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 좁은 해협에 해군 함정을 투입할 수 없는 가운데 이란은 어선 크기의 소형 선박으로도 기뢰를 두세 개씩 운반·부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뢰가 있을 수 있다는 위험성만으로도 민간 선박의 운항은 막힌다. 미 해군연구소는 “해협 주변 몇몇 지점을 기뢰 부설 의심 상태로 만들기만 해도 선주와 선박 보험사가 항행을 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위해 민간 해운사가 요청하고 있는 미 해군의 호위도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뢰 부설 규모가 수천 개로 확대되면 종전 후에도 원상 복구까지 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는 걸프만 북부에 약 1200개의 기뢰를 설치했다. 기뢰 탐지에만 한 달 이상이 소요됐고, 제거 작업은 5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