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TL첨단소재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터지지 않는 '고안전성'과 '고에너지밀도'가 배터리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전시회에서 기존의 한계를 돌파한 '파우치 필름'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각형과 함께 파우치 필름 채택 모델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형이 주는 안정감에 고용량화 및 공간 효율이 극대화된 파우치형의 장점이 결합해 시장 파이를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만 개의 셀이 밀집된 ESS 특성상 미세 결함에 의한 화재 우려가 상존한다. 하지만 SBTL첨단소재는 필름의 후막화 기술을 통해 외부 충격을 견뎌내고 열폭주 시 화염 전파를 원천 봉쇄하는 고안전성 솔루션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파우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고성형 기술로 한정된 공간 내 배터리 용량을 극대화하는 고에너지밀도를 구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외 주요 배터리 제조사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BTL첨단소재는 올해 전시에서 고객사별 공정에 최적화된 커스터마이징 토털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없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하지만 상용화까지의 제조 공정은 대단히 가혹하다. 특히 고온과 엄청난 압력(WIP 공정)을 견뎌야 하는 공정용 필름과 완제품을 보호할 고내열 특수 외장재 확보가 늘 업계의 난제로 꼽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이 없어 계면 저항을 줄이기 위해 조립 후 수천 기압의 압력을 가하는 온간 정수압(WIP) 공정이 필수적이었다. 충방전 시 전극의 수축·팽창을 억제하는 가압 공정도 필요하다.
기존 각형·원통형은 견고한 특성상 내부 전극에 힘을 균일하게 전달하기 어렵고 응력 집중으로 인한 크랙 발생이라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유연한 파우치 필름은 외부 압력을 셀 전체에 고르게 전달해 최적의 계면 접촉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천상욱 대표는 "피지컬 AI 로봇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항공시스템 등의 확대로 전고체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의 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제조사들이 요구하는 고체 전해질의 특성과 공정압력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처럼 공정조건이 천차만별인 만큼, 각 공정에 맞춰진 커스터마이징 솔루션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SBTL첨단소재가 배터리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최적의 두께와 성형성·내압성을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려면 더 깊은 셀을 구현하는 고성형 및 고내구성의 특수 파우치 설계가 필수적인데 당사는 초박막 스테인리스(STS) 복합 기재를 적용해 알루미늄 파우치의 가벼움과 각형·원통형의 강성을 동시에 확보해 성형성까지 극대화했다"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완성하는 최종 기술은 패키징"이라고 강조했다.
방산용 특수 파우치 필름에서도 SBTL첨단소재는 이번 전시회에서 경량화·고강도·고에너지밀도 파우치 필름을 선보였다.
과거 군용 배터리는 외부 충격 보호를 위해 특수 1차전지 또는 무거운 각형·원통형 타입을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무인기(UAV)와 로봇 등 현대전 장비가 고도화됨에 따라 '가볍고 강한' 파우치형 수요가 폭증했다. SBTL첨단소재는 "자사 파우치는 동일 용량의 각형·원통형 대비 패키징 무게를 25% 이상 줄여 무인 체계의 작전 수행시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한다"고 덧붙였다.
SBTL첨단소재는 올해 부스에서 STS 기재를 적용한 특수 파우치가 특히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외장재의 뼈대 역할을 하는 STS 기재는 약 660도에서 녹아내리는 기존 알루미늄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약 1350도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 배터리 내부 이상 과열 시 열폭주로 인한 2차 피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SBTL첨단소재는 회사의 기술로 파우치 필름 두께를 박막화하고 성형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단 및 수축·변형 등 고질적 한계를 개선해 고안전·고에너지 밀도가 필수적인 첨단 무기 체계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천 대표는 "방산용 특수 파우치 필름은 단순 패키징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라며 "고강도·고내열 및 초슬림 기술의 결합은 K-배터리가 방산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TL첨단소재는 지난해 예고한 3만 평 규모의 신규 공장 증설을 올해 하반기 착공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 관계자는 "전고체 및 방산용 특수 파우치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시점에 완벽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며 "SBTL은 고도화한 스마트 팩토리 설계를 반영해 착공과 동시에 글로벌 하이엔드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