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중수청법' 공청회…선거범죄 제외·행안부장관 감독권 두고 공방

입력 2026-03-11 17:27
수정 2026-03-11 17:29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1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착수했다. 공청회에서는 중수청의 6대 수사 범위서 '선거 범죄'가 빠진 점,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게 되면 수사가 정권 입맛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4명의 전문가를 모셔서 진술을 들었고, 진술에 따라 법안소위 위원들이 각각 궁금해하고 논란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에 중수청법 및 공소청법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했으나 민주당 내에서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중수청 수사범위를 기존 9개에서 6개로 축소하는 등 수정해 발의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날 공청회에서는 수사·기소 분리의 필요성과 중수청 설치의 타당성을 두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식 자체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검찰의 행태는 검찰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보편적인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 진술인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건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들을 감독하도록 규정한 제5조다. 전홍규 법무법인 해랑 대표변호사는 의견서에 "행안부 장관에게 지휘권을 주면 결국 정권 맞춤형 수사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썼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9급 수사관들은 검사처럼 신분 보장을 받지 못해 소신껏 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사 대상 범죄를 기존 9개에서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대형 참사 범죄를 제외한 6개(부패·경제·마약·방위사업·국가보호·사이버)로 정한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할지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특히 국민의힘 측 전문가들은 선거범죄와 공직자범죄를 중수청의 수사범위에서 제외한 합리적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경찰 출신 한 여당 의원은 "선거 범죄야말로 현장에서의 수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찰에 맡겨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범죄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중수청 수사 대상에 포함된 사이버 범죄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며 "잘못하면 중수청이 온갖 범죄를 다 맡게 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범죄 건수는 연간 30만건 이상으로, 타범죄 대비 현저히 많은 비중"이라며 "이는 '중대수사' 전문 수사기관의 설립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경찰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중수청 수사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를 통해 공소청에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하도록 한 규정(제45조 3항)이 독소 조항 중 하나라는 의견이 있었다. 중수청 수사관이 사실상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게 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중수청에서 수사한 사건이 전건 공소청으로 송치되는 구조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신알찬 법무법인 세담 대표변호사는 "이는 중수청과 공소청 간의 정보 공유 및 협력을 위한 절차를 마련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의 수사를 지휘하거나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3월 국회 내에 중수·공소청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의원은 "중수청법은 제정법이기 때문에 하루 만에 심사를 마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음 주 월요일(16일)에도 법안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국회 행안위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연석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연석회의 개의 여부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연석 회의를 진행해도 결국 본회의 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감행한다면 회의를 열 의미가 없지 않겠냐"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