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실적 예상치 상회에 시간외 거래서 9% 급등

입력 2026-03-11 08:03
수정 2026-03-11 08:48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주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매출 전망 상향에 힘입어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10일(현지시간) 오라클은 월가 전망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027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오라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약 9% 상승했다.

오라클은 2월 28일로 끝난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7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69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9달러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 1.70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37억2000만달러(주당 1.27달러)로 전년 동기 29억4000만달러(주당 1.02달러)보다 증가했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매출은 인프라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포함해 총 89억달러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 88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49억달러로 전년 대비 84% 급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68% 성장률보다 더욱 가파른 증가세다.

오라클은 에어프랑스-KLM, 록히드마틴,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자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을 주요 클라우드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2027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10억달러 상향한 90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866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오라클 주가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대규모 부채 부담과 AI 인프라 경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들어 오라클 주가는 약 23%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1% 미만 하락에 그쳤다.

오라클 공동창업자이자 기술 책임자인 래리 엘리슨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인공지능 기반 코드 생성 도구가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AI 코드 생성은 사람이 직접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하는 대신 AI가 자동으로 코드를 만들어주는 기술로, 개발자가 입력한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프로그램 기능을 구현하는 코드를 생성한다. 이를 활용하면 헬스케어, 금융 등 산업 전반의 업무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를 더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엘리슨은 “이러한 기술 덕분에 산업 전체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오라클은 이런 변화 속에서 시장을 뒤흔드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에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해 450억~50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클레이 마구이르크는 향후 3년 동안 10기가와트(GW) 이상의 컴퓨팅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수요 확대는 오라클의 장기 수주잔고에서도 확인된다. 오라클의 잔여 계약 금액(RPO)은 5530억달러로 1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회사 측은 “대규모 AI 계약의 상당수는 고객이 GPU 장비 비용을 선지급하거나 직접 장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이 때문에 추가 자금 조달 없이도 계약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텍사스 애빌린에서 오픈AI용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두 개의 건물이 이미 가동 중이며 나머지 캠퍼스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라클은 AI 코드 생성 기술 확산에 맞춰 제품 개발 조직도 재편하고 있다. 회사는 “AI가 소프트웨어 코드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개발 조직을 더 작고 민첩한 팀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