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합병 100일...‘경쟁력 증명의 시간’ 확인

입력 2026-03-10 08:47
수정 2026-03-10 08:48
설계 및 생산 시너지 강화...글로벌 조선 경쟁력 재편 속도

“합병 시너지 기반...글로벌 K-조선 위상 공고히 하겠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통합한 ‘HD현대중공업’이 출범한지 10일로 100일을 맞았다.

HD현대중공업은 “합병 100일은 성과를 단정하기엔 짧지만, 통합의 방향과 구조가 드러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의 합병 100일을 맞아 설계·생산 체계를 재정비하고, 함정 건조 역량 확대와 조직문화 통합을 포함한 사업구조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중장기 성장전략에 따라 2035년 매출 37조원 달성을 목표로 통합 효과를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함정 건조 역량 및 포트폴리오 확대...성장 기반 구축

이날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옛 HD현대미포 야드)에는 중형선박 총 27척(도크 11척, 안벽 16척)이 건조 중이었다.

야드 곳곳에는 선체 블록이 쌓여있었고, 트랜스포터가 블록을 실은 채 오가며 생산 작업이 이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대형선 중심의 조선사업부와 중형선사업부 간 협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합병 이후 가장 먼저 손댄 부분은 설계와 생산을 잇는 체계다. HD현대중공업은 대형선과 중형선의 설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기본설계 통합과 상세설계 동질화 논의를 본격화하고, 양사의 기술과 역량을 공유해 신선형 개발과 신기술 적용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생산 운영 유연성 효과 뚜렷...교차협업이 대표적


생산 측면에서도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며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대형선 선실 건조에는 중형선이, 중형선 블록 조립에는 대형선이 참여하는 ‘교차 협업’이 대표적이다.

작업 안전과 품질 균일화를 위한 자동화 확대도 추진한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향후 생산성과 수익성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함정·중형선사업부에서 합병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HD현대미포 야드의 도크와 설비, 인력이 결합되면서 생산 운영의 유연성이 높아졌다.

현재 대형시험선의 설계를 함정사업본부가 맡고, 블록을 공동 제작한 뒤 중형선사업본부가 조립을 담당하는 공동 프로젝트가 합병 후 처음으로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은 중형선 야드를 활용한 함정 건조를 위해 올해 설비를 고도화하고, 내년에는 도크 가동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는 야드를 ‘국내함정·잠수함·무인함정’ 중심과 ‘중형선·해외함정·특수목적선’ 중심으로 기능을 나눠 운영할 방침이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미 해군 함정 사업 확대와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조직문화와 지역사회 통합 기회 마련으로 내부 결속

통합의 과제는 사업과 조직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0일간 조직문화 통합과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은 직원들 간 교류 확대를 위해 지난해 12월 ‘HD하모니데이’를 실시했다. 울산 동구 지역 상권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회사 측은 행사 기간 지역 소비가 10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100일이 조직을 결합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통합의 성과를 시장에서 증명해야 할 단계”라며 “합병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조선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