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민성장펀드의 첫 번째 지분 투자처로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리벨리온을 낙점했다. 국민성장펀드의 핵심 축인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해서다. 리벨리온을 시작으로 핵심 첨단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가 선정한 7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K엔비디아 육성을 위해 리벨리온에 국민성장펀드 자금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국민성장펀드가 비상장기업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성장펀드 2500억원과 함께 산업은행에서 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공동 운용사로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포함한 3000억원의 민간 자금을 합하면 이번에 리벨리온으로 들어오는 투자금은 총 6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설립된 리벨리온은 AI 연산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리벨리온은 AI가 학습한 결과를 빠르게 처리하는 추론용 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24년 말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과 합병한 뒤 작년 9월 34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약 1조90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금융당국은 그간 대출 중심으로 진행해온 국민성장펀드 투자처를 혁신 스타트업으로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성장펀드 1호 메가프로젝트로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선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 경기 평택 5공장(P5)과 전고체 배터리 소재 업체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초저리 대출 대상 기업으로 낙점했다.
금융위원회는 또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하는 금융회사가 손실을 내더라도 제재를 면제하는 면책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회사가 국민성장펀드 투자에 참여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기관 및 임직원 제재가 면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한 금융회사가 예측할 수 없는 손실에 대한 사후 검사 및 제재에서 부담을 덜면 국민성장펀드와 생산적 금융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