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검찰총장 등 법조계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3년간 변호사 개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10일 범여권에서 발의됐다. 법조계 고위 공직자에 대한 전관예우 근절을 주요 과제로 한 ‘2차 사법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이날 “전관예우는 관행이 아니라 부패이며 예우가 아니라 특권”이라면서 전관예우 관행을 겨냥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등 최고위 공직자가 퇴직한 뒤 3년간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성향 정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퇴직한 공직자의 변호사 개업 자체는 제한하지 않고, 수임 제한 규정만 두고 있다. 개정안은 또 일반 법관과 검사, 군법무관 등이 퇴직 후 관련 사건 수임을 제한받는 기간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정치권에선 범여권 강경파가 2차 사법개혁 입법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법개혁 3법으로 공정한 재판의 토대가 마련됐으니 이제 2단계 사법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도 작년 11월 대법원장, 검찰총장 등 고위 법조인의 퇴직 후 활동을 3년간 금지하는 법 개정안을 낸 바 있다. 다만 변호사 개업 제한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검찰개혁 후속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을 상정했다. 행안위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중수청·공소청의 역할 분담이 사전에 제대로 된 설계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 국민이 많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집권여당 안에서도 서로 견해가 달라 싸움이 벌어지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마련한 중수청 설치법안을 지난달 22일 당론으로 추인했고, 지난 3일 국회에 법안이 제출됐다. 당론 채택 이후에도 수정을 요구하는 일부 당내 강경파 목소리가 나오면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SNS에 현실적·실질적 개혁 원칙을 제시하며 정부안 처리에 힘을 실었지만 강경파는 여전히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