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커피 마셔요"…강남 한복판에 뜬 '장원영 음료' [트렌드+]

입력 2026-03-11 07:30
수정 2026-03-11 09:54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Chagee·패왕차희)가 국내 진출을 본격화했다. 자국 내 밀크티 시장이 포화한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차백도·헤이티 등 중국 티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中 밀크티 차지, 강남에 국내 1호점 개점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는 올 상반기 서울 강남에 국내 1호 매장을 선보인다. 해당 매장은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약 5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며 플래그십 매장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현재 매장 외벽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신촌, 용산 등 ‘노른자위’ 상권에 매장을 잇달아 개점할 계획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세대를 폭넓게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지는 2017년 중국 남부 윈난성에서 시작한 티 브랜드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LA에 매장을 열며 미국 시장에도 깃발을 꽂았다.

차지의 해외 매장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62개로 직전 분기(208개) 대비 약 29.6% 늘었다. 국내에서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해당 브랜드의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면서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장원영 밀크티’로 알려지기도 했다.
웰빙 차 앞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
차지가 한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자국 내 성장 동력이 약화한 데에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차지의 중국 시장 전체 거래액(GMV)은 약 76억2900만위안(약 1조6263억원)으로 전년 동기(81억3000만위안) 대비 약 6.1% 감소했다. 반면 해외 시장 거래액은 약 3억위안(약 640억원)으로 전년(1억7100만위안)보다 약 75.4% 급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내 밀크티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 동력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 내 차지 매장 수는 7000개를 넘어섰으며 또 다른 밀크티 브랜드인 차백도 역시 80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차지는 향후 ‘건강한 차 음료’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계획이다. 회사는 매장에서 직접 찻잎을 우려낸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데 비교적 낮은 당과 칼로리를 강조하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한다는 복안이다.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료 시장의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 섭취를 줄이거나 대체 음료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발표한 ‘커피 음용 및 디카페인 커피 관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요즘 커피 마시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라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10대가 45%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39%로 그 뒤를 이었다.

中 밀크티 잇단 상륙…경쟁 격화하는 국내 카페시장차지 외에도 차백도·헤이티 등 중국 티 프랜차이즈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강남, 홍대 등 서울 핵심 상권 위주로 출점하며 세를 넓히는 추세다. 실제 차지 1호점이 들어서는 강남역 인근에도 이미 차백도, 헤이티 매장이 자리잡았다.

중국 브랜드의 연이은 한국 진출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은 경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2년 말 기준 10만개를 돌파하며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브랜드들도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차별화 음료를 연달아 내놓으며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폭발적으로 성장한 저가 프랜차이즈들도 떡볶이, 치킨 등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핵심 상권을 선점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며 “국내 커피 시장이 이미 포화한 만큼 차별화된 콘셉트와 메뉴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