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국내 10개 대기업을 공개 칭찬했다. 중소기업과 모범적으로 상생협력한 대기업 경영진을 격려한 것이다. 한 기업 사례에 대해서는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전화라도 드릴까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산업 구석구석에 상생·협력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정부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매우 모범적 사례”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주재한 ‘대·중소기업 상생 간담회’에서 “수직 계열화, 비용 절감 전략은 고부가가치 지식·첨단 산업이 주축이 되는 현대 경제엔 어울리지 않는 과거의 낡은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은 시혜가 아니라 투자이며, 생존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호랑이도 풀밭이 있어야 생존한다는 게 자연의 이치”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SK수펙스추구협의회, LG전자, 네이버, CJ ENM, 신한금융지주, 풀무원의 사장급 임원이 각 협력사 관계자와 함께 참석해 순서대로 상생 사례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각 사례 발표를 들은 뒤 관련 기업을 격려했다. 특히 890억원을 들여 사내 협력사에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한 한화오션에 “대·중소기업 임금의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며 “언론 보도를 보고 전화라도 드릴까 하다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건비를 아끼면서, 최저 임금을 지급해 분쟁을 일으키면서 (경영)하는 게 효율적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조선업계에 번지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채용 감소 현상을 거론하며 “조금씩 희망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스마트팩토리 도입 지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부 정책 사업으로 예산을 들여 대대적으로 늘려가야 할 일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1150억원을 투입해 3622개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돕고 있다. 이 대통령은 매출·고용 개선 효과를 짚으며 “효과도 매우 클 뿐 아니라 모범적이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스마트팩토리 단계를 넘어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제조 AI를 적용하는 올해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기업과 협력 업체를 연결하는 ‘M.AX 얼라이언스 사업’을 3조원 규모로 크게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익 공유제도 거론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상생 생태계를 확대하려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AI 협력사인 미래항공의 김태형 대표는 “원청도 글로벌 경쟁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해 (임금 이중구조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기 어렵다”며 “정부 정책으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희망 사다리를 놔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전부 다 (지원)하기엔 재정적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알겠다”고 답했다.
차재병 KAI 대표는 저신용이지만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 정부 펀드의 지원 문턱을 넘게끔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계기업이 연명하기 위한 대출을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전망이 있는데 자금력 부족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엔 대출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