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4심제 사전심사부' 둔다

입력 2026-03-10 17:32
수정 2026-03-11 00:18
헌법재판소가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이른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을 앞두고 ‘4심제’ 부작용 차단을 위해 법경력 15년 이상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전담 사전심사부를 출범시켰다. 사전심사부는 헌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만 엄격히 걸러내 모든 확정판결이 헌재로 몰리는 우려를 차단하는 핵심 장치가 될 전망이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서울 재동 헌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국 판례 검토와 실무 전문가 소통을 통해 4심제 우려에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며 “법원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사법부와 헌재 간 효율적 기능 배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성수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행정준비단도 발족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법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이달 5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판결 확정 시점부터 30일 이내를 청구 기한으로 두고 있어 대법원 판결 기준으로 보면 2월 12일 판결부터 재판소원 대상이 된다. 청구 사유는 헌재 결정 취지를 위반한 재판,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재판,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한 재판 등 세 가지로 한정된다.

헌재는 지난 3일 김상환 헌재소장 주재로 재판관 회의를 열어 사건 관리 방식을 확정했다. 사건명은 ‘재판취소’, 사건번호는 기존 헌법소원과 같은 ‘헌마’가 부여되며, 공포 즉시 전자 접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발을 마쳤다. 심판규칙에는 재판소원 청구서 기재 사항과 필요 첨부 서류도 새로 추가했다.

헌재는 제도 도입 초기 연 1만~1만5000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상고 건수 대비 평균 불복률 25~30%를 적용한 추산이다. 지 사무차장은 “인력 증원과 예비비 확보를 위해 예산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손 사무처장은 “단계적인 남소 예방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헌재 지정재판부가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뿐 아니라 기각 결정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