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나와라"…9시 되자 교섭요구서 봇물

입력 2026-03-10 17:33
수정 2026-03-11 00:19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10일 노동계가 전국 주요 사업장은 물론 정부와 대통령까지 ‘진짜 사장’으로 지목하며 교섭 공세에 나섰다. 노조법 개정안의 핵심인 ‘원청의 사용자성 확대’를 근거로 하청 노조들이 일제히 교섭 요구서를 들이밀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이날 법 시행에 맞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상대로 원청 교섭과 초기업 단위 정부 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공무직, 민간·공공 위탁 및 자회사 근로자 등 202개 사업장 8600여 명이 소속된 노조다. 교섭 대상자로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을 명시했다.

노조 측은 “초기업 단위 교섭으로 노동자 권익을 향상시키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법 개정으로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된다면 대통령과 정부 부처 역시 하청 근로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민간 사업장도 첫날부터 무더기 교섭 요구를 받았다. 하청 근로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건설노동조합은 이날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등 10대 건설사에 일괄적으로 교섭 요구서를 보냈다. 노조는 “7일 이내에 모든 현장에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라”며 “이행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개정 노동조합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원청 사업주는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7일간 사업장에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다른 노조의 참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포스코는 이날 한국노총 금속노동조합연맹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 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공고했다.

조선·자동차 업종에서도 대규모 교섭 요구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0일까지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등 147개 업체 소속 조합원 약 1만 명이 16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LX하우시스 한화오션 현대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이 포함됐다.

공공부문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이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에 원청 교섭을 요구했으며,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도 연세대 언더우드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지역 15개 대학을 상대로 “총장이 직접 나오라”고 요구했다.

곽용희/박시온 기자/인천=강준완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