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그제 전격 사퇴했다. 검찰청 폐지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 정부안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수정할 것을 주장하며 반발한 탓이다. 여권 내 정략적 힘겨루기로 형사사법 절차에 큰 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 전 위원장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충분한 숙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합리적 토론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만으로 형사사법 체계가 급격히 개편된다면 그 부담과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사법·검찰 개혁’과 관련해 추미애·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의 요구 때문에 물러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여당 강경파는 이재명 대통령이 “초가삼간을 태워선 안 된다”며 존속 필요성을 인정한 ‘검사의 제한적 보완수사권’에 대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아니라 보완수사 ‘요구’권을 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태도다. 현직 검사를 모두 내보낸 뒤 재임용 심사를 거쳐 공소청 검사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받아들여 검찰을 형해화(形骸化)하고, 그나마 남은 조직마저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박 전 위원장 사태로 향후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중수청과 공소청이 10월 2일 정상 출범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연간 75만2560건(2025년도 기준)에 달하는 경찰 송치 사건의 보완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각종 수사 차질과 수사 장기화도 우려된다. 안 그래도 검찰 해체 이후 형사사법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지 국민의 걱정이 적지 않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문제를 키울 게 아니라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