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10일 오후 3시 48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주 투자자의 손실 부담을 떠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자발적으로 부여하는 주관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동 분쟁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스로 위험 부담을 짊어진 증권사들의 경계감이 함께 높아지는 분위기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IPO 공모 절차에 본격 착수하는 인벤테라, 코스모로보틱스, 리센스메디컬 등은 일반 청약자를 대상으로 환매청구권을 부여한다. 인벤테라는 상장 후 6개월, 코스모로보틱스와 리센스메디컬은 각각 3개월간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풋백옵션은 상장 후 일정 기간(보통 3~6개월)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 경우 일반 투자자가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일반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로 한정된다. 상장 이후 공모주를 매도했거나 양도받은 경우엔 권리가 사라진다.
현행 제도상 사업모델 특례, 이익미실현 특례 등은 주관사가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풋백옵션을 부여해야 한다. 인벤테라 등 3개사는 기술특례 상장 방식으로 의무 대상이 아니지만, 각 주관사가 자발적으로 이 권리를 추가했다. 적자 기업에 대한 투자 거부감을 상쇄하고 손실률을 최대 10%로 제한해 공모 매력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수 증권사가 비슷한 시기에 풋백옵션을 꺼내 든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IPO 시장의 견조한 흐름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신규 상장한 기업 26곳 중 25곳의 주가가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상승했다. 이들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9.3%에 달했다. 상장 초기에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는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주관사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환매 부담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주관사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밀려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새내기주 투자심리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9일 신규 상장한 액스비스는 코스닥 급락장 속에서도 ‘따따블’(공모가 대비 네 배 상승)을 기록했으나 10일 20.11% 하락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