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디자인하우스는 북촌의 건축을 소개하는 책 ≪북촌 건축 기행≫을 펴냈다.
저자인 천경환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소장은 처음에 북촌에도, 한옥에도 별 관심이 없었으나 우연히 계동 끝자락의 작은 한옥에 건축사사무소를 차린 후 북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급기야 북촌 일대의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는 동안 얻은 지식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됐다.
흔히들 북촌 하면 한옥마을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청계천 북쪽 일대를 의미하는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악산 기슭에 있는 동네를 일컫는다. 서쪽으로는 여러 갤러리가 자리한 경복궁 건너편의 소격동부터 정독도서관과 한옥이 밀집한 가회동, 헌법재판소부터 재동초등학교, 중앙고등학교로 쭉 이어지는 계동길, 창덕궁 담장을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서순라길에 이르기까지 꽤 방대한 지역을 아우른다.
이 책에는 북촌의 건물을 주제로 건축가의 철학과 설계 의도, 구조, 디자인 등은 물론, 건물이 북촌과 어울리기 위해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 건물의 생김새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건축가로서 새롭게 발견한 매력은 무엇인지 등 자기 생각과 감상을 담았다.
북촌을 크게 둘러 곳곳의 건물을 답사하는 기행문 형식이다. 여행 코스 중 하나는 창덕궁 근처에서 시작해 건축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공간사옥, 북촌의 역사와 한옥마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북촌문화센터와 북촌 한옥역사관을 거쳐 거주와 관광의 풍경이 어우러진 계동길을 둘러보는 경로다. 다른 하나는 경복궁 옆 금호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미술관 탐방을 시작으로 정독도서관 앞을 지나 뛰어난 건축가의 손에서 재탄생한 한옥 설화수의 집과 계동길을 거치는 여행이다.
천 소장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유형의 도시건축설계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4년 프랑스대사관 주관 김중업건축장학제 제1기 수혜자로 선발됐다. 2005년 대학건축학회로부터 제1회 무애건축상을 수상했다. 일상 디자인 탐구를 주제로 운영해 온 블로그의 원고를 모아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와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기≫를 출간했다.
건축학적 기행서이자 인문학적 기행서인 이 책에서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바람대로 건축과 장소, 삶의 모습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 주는 감각이 깨어날지도 모르겠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