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 공공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이 주말 공연을 하루 멈춘다. 오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BTS 컴백 공연 때문이다.
공연장은 문을 닫고 일부 공간은 행사 주최 측이 사용한다. 세종문화회관 옥상에서는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카메라를 설치해 컴백 무대를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상징 세종문화회관이 글로벌 K팝 이벤트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10일 열린 서울시발레단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당일 세종문화회관 4개 극장이 예정됐던 공연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광화문 일대가 오후 2시부터 교통 통제에 들어갈 예정이고 인파가 몰릴 경우 일반 관객의 출입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현재 우리(세종문화회관)도 긴장 속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행사와 관련해 일부 공간은 주최 측이 사용하고 공연장 중 두 곳은 행사 지원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내부 일부 공간은 행사 주최 측 주요 인사들이 사용하는 공간도 된다.
다만 회관 내 모든 시설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현재 미술관서 전시를 진행 중인 배우 박신양의 의사에 따라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은 >는 정상 운영된다. 회관 내 식음료 공간도 영업을 이어간다. 안 사장은 "지금으로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내부 화장실이나 대기 공간 등에 인파가 몰릴 가능성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 개관한 세종문화회관은 오페라와 발레, 교향악 등 클래식 공연예술의 중심 무대로 기능해 온 서울의 대표 공공 공연장이다. 바로 앞 광장인 광화문광장은 경복궁과 이어지는 서울의 상징적 도시 공간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전이나 탄핵 집회 등 국가적 행사와 시민 집회, 대규모 문화행사가 반복적으로 열리며 '도시 광장'의 의미를 형성해 왔다.
문화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한국 문화 지형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기도 한다. 공연예술의 상징 공간이 공연을 멈추고 글로벌 K팝 이벤트의 운영 공간과 촬영 배경으로 활용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 공연예술 관계자는 "세종문화회관은 한국 공연예술의 상징적 무대이고 BTS는 세계적인 K팝 아이콘"이라며 "두 문화가 광화문에서 만나는 장면은 상징적이나 그 과정에서 공공 공연장이 공연 대신 이벤트를 지원하는 공간이 되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게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BTS 컴백 공연은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행사로 예상된다.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광화문 일대 교통 통제와 안전 관리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