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신고 즉시 임차인 대항력…전세사기 '원천 봉쇄'

입력 2026-03-10 14:36
수정 2026-03-10 14:50


하반기 중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는 즉시 집주인에 대한 대항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전세계약을 앞둔 예비 임차인이 선순위 보증금 등 권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책임도 강화된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법무부 등 관계 부처는 1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세사기 방지대책’을 의결했다.

앞으로 임차인은 전입 신고 즉시 대항력을 갖는다. 저당권 설정과 임차인 대항력 효력 발생 시차를 악용한 전세사기 발생 가능성이 차단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현행법상 근저당은 접수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만, 임차인의 대항력은 다음날 0시부터 효력이 시작된다. 그간 임대인이 이 시차를 악용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문제가 적지 않았다. 이 경우 해당 건물이 경매 등으로 넘어가면 임대인의 대출부터 변제한 뒤, 남은 금액으로 세입자 보증금을 갚아야 해 피해가 발생했다.

임차인이 선순위 권리관계 등 계약 위험 사항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만든다. 오는 8월까지 등기부등본, 확정일자, 전입 가구, 세금 체납 등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공인중개사에게는 통합정보 시스템을 통해 선순위 보증금 현황 등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반드시 임차인에게 설명하도록 법적 의무가 지워진다. 위반하면 과태료를 크게 물고 영업정지를 받는 등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중개사책임을 강화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안심전세 앱’도 고도화한다. 서비스 대상에 다가구주택을 추가하고, 임대인 동의를 거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은행이 임대인에게 대출하기 전 확정일자와 전입가구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임대인의 중복 대출을 막는 금융시스템 연계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달 안에 관련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를 토대로 공인중개사법도 수정할 방침이다.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이날까지 누적 피해자는 3만6950명에 달한다. 전체 신청자 가운데 인정률은 62.2%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 사업자가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도 매년 급증해 지난달까지 6475가구를 기록했다.

정부와 국회는 피해자가 적기에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책 방안도 마련했다. 임차보증금의 최대 절반까지 국가가 보전하는 ‘최소보장제’, 국가가 먼저 보증금의 일정 비율을 지급한 뒤 LH 매입 등으로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방식의 지원책 등이다. 법개정 등을 거쳐 하반기 시행이 점쳐진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 예비 임차인이 안심하고 계약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