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강경파 의원들 중심으로 고위 법조인의 전관예우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범여권에서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검찰총장 등 고위직 법조인이 퇴직 후 일정 기간 변호사 개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10일 발의되면서 '2차 사법개혁' 논의가 불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관예우는 관행이 아니라 부패이며, 예우가 아니라 특권"이라며 전관예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법원장·대법관·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검찰총장 등 최고위 법조인의 퇴직 이후 일정 기간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 소속 이성윤, 박지원, 김우영, 권칠승, 윤준병 의원과 진보성향 정당 의원들이 공동발의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퇴직한 공직자가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퇴직 후 1년 동안 자신이 근무하던 기관과 관련된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고위직 법조인의 변호사 개업을 퇴직 후 3년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일반 법관, 검사, 군법무관 등에서 퇴직한 변호사의 국가기관 사건 수임 제한 기간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한다. 법이 개정되면 이들이 공직에 몸 담았을 때 담당했던 사건은 수임할 수 없게 된다. 또 퇴임 변호사가 소속 기관 공직자에게 사건을 청탁 또는 알선하거나 선임계 없이 이른바 '몰래 변론'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련 처벌 규정도 마련했다.
정치권에서는 전관예우 관행을 겨냥한 법안이 잇따라 나오면서 2차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비슷한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장 의원안은 퇴직한 대법관이 퇴임 후 5년 동안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관예우 근절을 '2단계 사법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사법개혁의 다른 이름은 전관 비리 근절"이라며 "사법개혁 3법으로 공정한 재판의 토대가 마련됐으니 이제 2단계 사법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썼다. 다만 변호사 개업 제한이 직업 선택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