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어린이집과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이 늘어나면서 각종 감염병 확산 위험도 커진다. 특히 면역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영유아와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수두와 인플루엔자 등 감염병이 빠르게 퍼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등교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전염성 강한 수두…집단생활 공간서 확산수두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이다. 감염되면 가려움과 함께 물집 형태의 발진이 전신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5~9세 소아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유행하는 경향을 보인다.
수두는 국가예방접종이 도입된 뒤 환자가 과거보다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한 해 발생 환자 수가 9만6467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같은 해 백신 도입 이후 예방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환자 수가 3만167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한 감염병이기 때문에 여전히 집단생활 공간에서 확산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환자의 수포액이나 병변과의 직접 접촉, 또는 호흡기 분비물이나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거의 100%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은 보통 14~16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나타난다. 초기에는 미열, 두통,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어서 전신에 발진이 발생한다. 피부 발진은 작고 붉은 반점으로 시작해 물집으로 변하고 이후 딱지(가피)가 형성되는 과정을 빠르게 거친다. 발진 등의 피부병변은 몸통, 두피, 얼굴, 팔다리 등 전신에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서로 다른 단계 발진이 동시에 관찰되는 게 특징이다.
이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두 발진은 가려움이 심해 아이들이 긁다가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염력은 발진이 생기기 1~2일 전부터 발진이 생긴 직후에 가장 높고 모든 병변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감염력이 지속된다”고 했다. 만약 의심 증상이 있다면 등원, 등교를 중단하고 격리해야 추가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치료는 대부분 증상을 완화해주는 대증 치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별한 합병증이 없다면 입원이 필요하지 않고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고위험군에선 발진이 생긴 뒤 24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부 병변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전염력은 계속 된다. 이 기간엔 가정에서 격리 관리가 필요하다.◇개학철 독감 유행 지속
새 학기에는 인플루엔자 감염증(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B형 인플루엔자가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 22~28일(2026년 9주차) 인플루엔자 감염증 의심 증상을 호소한 환자는 외래 환자 1000명당 22.3명으로 유행 기준(9.1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초등학생 연령대인 7~12세가 1000명당 56.1명으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13~18세(41.1명)와 1~6세(40.1명) 순으로 의심 환자 발생이 많았다. 소아·청소년을 중심 인플루엔자 감염증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증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된다. 감염되면 보통 1~4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 기침, 두통, 근육통,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는 구토나 설사 등 위장 증상을 함께 호소한다.
증상의 정도는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는 데 심하면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특히 만 65세 이상 고령층, 어린이, 임신부, 폐 질환이나 심장 질환자, 만성 질환자, 면역 저하자는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인플루엔자 감염증으로 진단받으면 해열 후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등교나 등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새 학기에는 학교와 가정에서 함께 감염병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새 학기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외출 전후엔 꼭 손을 씻고 기침 예절을 준수해야 한다”며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땐 마스크를 착용하고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를 하는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